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이 뜬다. PC 기반의 온라인은 물론이고 모바일 기기에서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PC 온라인게임들이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스마트폰게임의 이용자를 잡기 위해 변신하고 있는 것. 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은 위기를 맞고 있는 PC 온라인게임의 생존법이기도 해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PC·스마트폰에서 다 된다
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은 PC에서 하던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 기기(스마트폰·태블릿PC)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꼭 집이나 PC방이 아니더라도 지하철, 카페 등 언제 어디서나 하던 게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전에는 모바일 기기에서 게임 정보나 커뮤니티만 가능한 한계가 있었지만 요즘은 게임 내용 대부분을 PC 버전과 같은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엔도어즈가 삼국지를 소재로 개발한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인 '삼국지를 품다'. 온라인게임으로 개발하는 데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규모가 큰 MMORPG를 PC 뿐 만 아니라 아이폰·안드로이드폰·아이패드 등에서도 3D 그래픽으로 똑같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0월말 서비스를 시작한 삼국지를 품다는 현재 나온 멀티플랫폼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연동성을 구현해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우수개발자상·기술창작상을 받았다.
또 다른 MMORPG 중에는 오는 30일 첫 테스트를 진행하는 엔비어스의 '에오스'가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전투와 사냥을 제외한 채팅·아이템 거래·경매장 등의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한다.
레이싱·시뮬 게임도 유무선 연동
CJ E&M 넷마블이 내년초 내놓을 캐주얼 레이싱게임인 '지피레이싱'도 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게임머니·아이템·승률 등 이용자의 게임 데이터를 PC와 스마트폰·태블릿PC 간에 연동시키고 이후 플레이까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피레이싱은 '토이스토리' 등 디즈니·픽사의 IP를 적용한 레이싱게임으로 다음달 19일까지 체험판이 선보인다.
'야구의 신', '풋볼매니저 온라인' 등 신작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들도 유무선 연동으로 개발되고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이용자가 타격을 하거나 공을 차는 등 직접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특성상 PC보다 작은 모바일 기기의 화면에서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외 블루랩의 '블루문'과 인터세이브의 '레젠드 오브 히어로즈' 등 따로 클라이언트를 설치할 필요가 없는 웹게임에서 PC와 모바일 버전의 연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가능성은 엿보여
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삼국지를 품다처럼 PC와 모바일 기기의 연동성을 100%에 가깝게 구현한 게임은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는 개발의 어려움이 있다. 삼국지를 품다는 3년 간 100여명의 개발자가 매달렸다. 김태균 엔도어즈 총괄PD는 "PC와 모바일 기기의 개발 방법이 서로 다른데 같은 서버에 접속해서 똑같은 게임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 기술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컸다"며 "PC의 고퀄러티 데이터들을 모바일에 맞게 최적화하는 데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유무선 연동을 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삼국지를 품다의 경우 선전하고 있지만 게임계에 파란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전체 이용자의 10명 중 7명은 모바일 플랫폼을, 그 중 3명은 모바일과 PC 플랫폼을 모두 활용하고 있어 멀티플랫폼 게임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다.
게임포털 업체들도 현재 PC 온라인게임의 대안으로 유무선 멀티플랫폼 게임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게임포털 관계자는 "요즘 유무선 연동 게임을 찾기 위해 게임개발사를 싹 뒤지고 있다"며 "잘 잡으면 PC와 모바일 양쪽 게이머를 모두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