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만에 MC 강호동과 함께 돌아온 '무릎팍도사' 29일 방송에서 전국 시청률 9.3%(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우뚝 올라섰다. '무릎팍도사'가 없는 동안 목요 예능 강자였던 KBS 2TV '해피투게더'는 지난주 보다 2.9% 포인트 하락한 7.2%의 시청률을 보이며 주춤거렸다. '무릎팍도사'가 방송을 재개하자마자 1위를 한 건 지난해 12월 '주병진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주얼리 하우스' '정글러브'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이어진 MBC 목요 심야 예능의 장기 부진을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무릎팍도사'가 성공적인 시작을 할 수 있었던 건 '돌아온놈' 강호동·'건방진놈' 유세윤·'시끄러운놈' 제국의 아이들 광희가 제 역할을 해내고, 게스트로 출연한 '잘생긴놈' 정우성의 화제성 덕분.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네 명의 매력을 통해 '무릎팍도사'가 목요 예능의 새 강자로 떠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를 분석해봤다.
▶'돌아온놈' 강호동
역시 강호동이었다. '무릎팍도사'가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과 동시에 '제2의 무릎팍도사'를 뽑지 않고 폐지할 수 밖에 없었는지 강호동이 몸소 보여줬다. '무릎팍도사'의 메인 MC자리는 강호동만이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게스트에게 던지는 촌철살인 질문은 여전했다. 첫번째 게스트 정우성이 의자에 앉자마자 강호동은 "정우성에게 파리란? 1번 빵집, 2번 모기 친구, 3번 추억"이라며 처음부터 독한 질문을 던졌다. 강호동이 파리의 의미를 물어본 이유는 정우성이 프랑스 파리에서 전 연인 이지아와 데이트 하는 모습이 포착돼 열애설이 났기 때문. 이어 강호동은 정우성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과 연예계 데뷔 이후에 대해서 물어볼 때도 포인트를 잘 살려 질문을 했고, 1년 간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한 진행력을 보여줬다.
▶'건방진놈' 유세윤
1년 간 예능 대세로 떠오른 유세윤은 더욱 건방진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 그는 방송 내내 바짝 긴장한 강호동을 더욱 긴장하게 하는 역할을 하며 눈길을 끌었다. 콩트로 시작한 오프닝에서 유세윤은 방바닥에 누워 발을 까딱까딱하며 강호동에게 "그동안 연락도 안되고 무슨 일 있었나? 아! 무슨 일 있었지?"라며 과감한 멘트를 던졌다. 이어 "그동안 형님은 피아노를 배우셨던데요?"라며 SBS '스타킹' 복귀 방송에서 강호동이 '만남'을 피아노로 연주했던 것을 언급해 강호동을 민망하게 했다. 게스트에게도 봐주는 건 없었다. 영화 '똥개'에 출연한 정우성에게 '미똥(미남 똥개의 줄인말)'이라고 부른 것으로 모자라 '마흔 노총각'이라며 놀려댔다. 정우성이 재미없을 땐 "사실 재미없다"고 독설도 날려 시청자들에게 폭탄 웃음을 선사했다.
▶'시끄러운놈' 광희
방송 전 '건방진 도사' 캐릭터와 겹치지 않을까 했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예능에 야망이 많다는 이유에서 '야망동자' 캐릭터를 갖게 된 광희는 이날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광희는 기센 두 MC 사이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은 당당한 모습이었다. 정우성이 과거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강호동과 유세윤이 한참 설명할 때 광희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리액션을 당당하게 보여줘 두 MC와 정우성을 '멘붕'에 빠뜨렸다. 분위기를 만회하고자 강호동이 "그래도 (정우성처럼) 이렇게 완벽한 조각 미남은 본 적 없지 않냐"고 묻자 광희는 "본 적 많다. 조인성씨도 봤다"며 정색했다. 설상가상 광희는 '미남 배우' 정우성에게 '미모 지적'까지 했다. 광희는 정우성에게 "화면발을 잘 받으려면 일단 고쳐야한다"며 "(턱에) 보톡스를 맞으면 좋을 것 같다. 나잇살을 먹은 것 같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잘생긴놈' 정우성
정우성이 첫 게스트로 섭외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도대체 왜?'였다. '무릎팍도사'에 나가면 전 연인 이지아에 대한 언급을 피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예능에 거의 출연하지 않은 정우성이 4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해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신비주의 이미지까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 방송관계자들은 "정우성에게 '무릎팍도사'는 독이다. 절대 약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정우성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반전' 결과를 얻었다. 세 MC가 독한 질문을 퍼부어도 정우성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 솔직하게 대답해 MC들을 당황시켰다. MC들의 장난에는 웃어넘기는 여유를 보여줬다. 잘생긴 외모와 달리 어린시절 판자촌에서 살면서 힘든 시절을 보냈다는 이야기와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던 이야기를 털어놨을 때는 정우성의 호감도는 수직상승했다. 방송이 끝난 후 '정우성을 다시 봤다' '정우성이 좋아졌다'는 시청자들의 글이 쏟아질 정도였다.
방송 관계자는 "네 사람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MC와 게스트의 완벽한 조화 덕분에 '무릎팍도사'가 첫 방송부터 선전할 수 있었다"며 "정우성은 걱정과 달리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오히려 이미지가 좋아졌다. 세명의 MC는 정우성 덕분에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윈윈'하는 효과를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