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억울하다. 그래도 참는다. NC가 정규시즌 시작 전부터 롯데와 불편한 관계에 놓였다. 배석현(43) NC단장은 "제 9구단 NC가 들어오며 발생한 일이다. 하고싶은 말은 있지만 저희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롯데는 지난 3일 내년 시즌편성과 관련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5개 항의 질의서를 공개했다. 롯데는 "경기 조작이나 다름없다. 편파적이다. 시정 조치와 자료공개를 요청한다. KBO의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2013 시즌 프로야구는 홀수 구단체제상 한 구단이 최대 나흘을 쉴 수 있다. 문제는 휴식을 한 팀을 만나는 횟수다. 롯데는 2~4일간 쉰 팀과 12차례 만난다. 이 중 지역 라이벌이자 신생팀인 NC와의 만남은 창원 홈개막전을 포함해 총 4차례다. 롯데의 공식 항의를 받은 KBO는 "롯데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내부 논의와 단장회의를 거쳐 일정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NC로서는 일정표를 받아 놓고 타구단의 어필에 의해 정정될 수 있는 상황이 당황스럽다. 그러나 프로야구 막내 구단인 NC는 항변도 하지 못한 채 애만 태우고 있다. 배 단장은 "결국 NC가 들어와서 생긴 일 아닌가. 입이 있어도 말씀 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환영받으며 시즌을 시작하고 싶은데 잡음을 내는 것 같아 송구하다"며 몸을 낮췄다.
9개 구단을 100%만족시킬 수 있는 일정표는 없다. 8개 구단으로 구성된 기존 일정표를 두고도 유·불리를 따지는 목소리는 있었다. 배 단장은 "우리도 일정표를 확인했고 모기업에서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했다. NC도 휴식을 가진 팀과 맞붙는 경기 횟수가 적지 않다"며 "모두가 만족하는 일정이 있나. 이동거리와 주말경기 편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적어도 몇 팀은 어딘가 손해 보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정표를 바꿀 경우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NC는 이미 KBO의 일정표에 맞춰 선수단 및 구단 운영 틀을 짰다. 그는 "이미 배포된 일정을 보고 구단 운영 계획을 세웠다. 어떻게 보면 새로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일정이 바뀌어 늦게 나와도 (일)처리 하는 데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배 단장은 "삼성과 롯데가 휴식일을 가진 팀과 맞붙는 경기 숫자가 차이가 크다.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선은 이해된다. 그러나 전체 일정을 흔들고 다시 짜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다시 제 2,3의 롯데나 삼성이 나온다. KBO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생구단은 후반기로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긴 레이스를 완주한 경험과 실력이 떨어져서다. 그만큼 시즌 초부터 세게 붙어야 승산이 있다. 롯데가 NC와 상반기에 자주 만나는 것을 꺼리는 이유다. 그러나 배 단장은 "우리는 신생팀이다. 우리가 특별히 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롯데가 실력 면에서 우리 팀의 '라이벌'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창원과 부산을 대표하는 구단이 대결하면 흥행에 도움된다는 차원이다. 팬들이 경기를 즐기실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