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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김문영 칼럼] 부경, 통합경주 상금 81% 독식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올해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마들과 치러진 12번의 통합경주에서 총 10승을 올리며 총상금의 81%인 25억 6,500만 원 독차지해 서울경마공원을 압도했다.
12월 9일(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치러진 올해 경마를 총 결산하는 그랑프리(GI) 경마대회(오픈·별정Ⅵ·혼1·2300M)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감동의바다’(미, 암, 3세, 19조 김영관 조교사)가 후지이 기수를 등에 태우고 2분27초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선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당대불패’와 ‘터프윈’ 사이에서 ‘감동의바다’가 끈질긴 근성을 발휘하며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터치’가 막판 추입력을 발휘하며 선두자리를 노려봤지만 이미 탄력이 붙은 ‘감동의바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부경의 ‘당대불패’와 서울의 ‘터프윈’은 각각 3위와 5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경주 직전까지 부경 경주마들의 우승을 예측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경주에서는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부산의 경주마들이 차지하면서 그야말로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금년도 12회 치러진 서울과 부산의 통합경주에서 부경은 10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서울경마공원과의 비교에서 확실한 우위를 입증했다.
그렇다면 통합경주에서 부경의 경주마들이 벌어들인 우승상금은 얼마나 될까? 금년도에 치러진 12번의 통합경주의 총 우승상금은 총 57억 원 이었다. 이중 우승을 차지한 마필에게 지급되는 우승상금의 총액은 31억 5,900만 원이다. 전체 12회 중 10회의 우승을 차지한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마필들은 우승상금의 총 81%에 달하는 25억6천500만 원을 차지했다. 반면 2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데 그친 서울경마공원은 우승상금 총액의 19%인 5억9천400만 원을 수득하는데 그쳤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소속 마필들은 상금규모가 가장 큰 대통령배(총상금 7억 원)와 그랑프리(총상금 6억 원)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수득상금 부분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올렸다.
원활하게 통합경주를 시행하려면 서울경마와 부산경마가 판이하게 다른 제도와 규정부터 단일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서울경마장과 부산경마장간에 또는 각 경마장에 속한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의 입장에 따라 갈등과 분열만 증폭되고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의 경마산업은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이 시스템의 발전을 가로막으면서 경마산업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래전부터 선진경마국들은 특정 경마장에 특정 경주마만 출전하는 시스템을 시행하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특정 경주마는 도쿄경마장에서 뛸 수도 있고 한신경마장이나 후쿠오카경마장에서도 뛸 수 있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해피밸리 경마장이나 샤틴 경마장에 자유롭게 출전할 수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와 미국 호주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부산경마장의 경주마들이 서울경마장에서 뛰고 서울경마장의 경주마들이 부산경마장에서도 뛰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나 규정의 단일화가 전제되어야 하며 선진화된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경마는 ‘도박’이라는 판만 돌리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마주가 자신의 경주마를 부산마주에게 팔려고 해도 팔지 못하는 우스꽝스런 상황이 존재하는 한 한국경마가 세계와 경쟁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규제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마시행시스템의 선진화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