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 강서구 신호산업단지에 위치한 르노삼성차 공장. 가수 싸이와 방송인 노홍철이 함께 부른 '흔들어 주세요'가 공장 안에 울려퍼졌다. 직원들은 흥겹게 작업을 이어갔다. 불과 2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르노삼성은 지난 9월 직원의 14% 가량인 800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났다. 조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였으나 장기간 판매 부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국산차 점유율도 5% 이하로 떨어지며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SM5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SM5 플래티넘'이 11월에만 3383대(이전 모델 포함) 팔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판매 수치다. 동료를 떠나보낸 직원들도 판매 상승세에 신바람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11개월 만에 잔업 재개하며 활기
르노 삼성이 지난 1월 17일 잔업 중단 이후 11개월 만에 직원들에게 2교대 근무를 시키고 있다. 주간 8시간, 야간 8시간인데 주간조는 1시간 더 추가 근무를 해 총 9시간 일을 한다. 뉴 SM5 플래티넘의 주문량이 늘어나면서부터다. 현재 시간당 생산대수인 40대를 고려한다면 주간 1시간 추가 근무를 통해 40대를 추가 생산하는 셈이다.
지난 11월 경우 19일부터 2주간 약 400여 대를 추가로 만들었다. 이 근무형태가 유지되면 12월에는 전월 대비 1500대를 더 생산할 수 있다. 2012년 한 해로 보면 15만5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24만4285대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지만 2013년을 기대해 볼만해 희망에 차있다. 오직렬 르노삼성 부사장은 이날 부산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수는 뉴 SM5 플래티넘에 힘입어 올해보다 나을 것이다. 수출도 올해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16만대 이상 생산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전기차에다 닛산 로그까지 생산 계획
르노삼성이 향후 밝은 전망을 내놓는 이유는 뉴 SM5 플래티넘의 호재뿐만이 아니다. 닛산 로그 생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지난 7월 방한해 "닛산 뉴 로그를 한국에서 2014년부터 생산할 것이다"고 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대해 오 부사장은 "로그 생산을 계기로 좋은 품질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닛산 차를 계속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다른 차종도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긍정적으로 말했다. 로그는 2014년 국내에서 8만대 가량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내년 2월부터 시험 생산될 SM3 기반의 전기차도 있다. 현재 전기차 생산과 관련된 설비는 모두 완비된 상태다. 오 부사장은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2월에 시작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 출시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