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는 17일 오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요즘 활동중인 후배들 중 누가 눈에 들어오나'라는 질문을 받고 망설임없이 "김수현"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형적인 꽃미남형 얼굴은 아닌데 다들 꽃미남이라는 수식어로 부른다. 사실 김수현을 꽃미남이라는 틀 속에 가둬선 안된다. 여러가지 역할을 고루 소화할 수 있는 좋은 얼굴을 가진 배우"라면서 "나이가 들수록 더 다양한 캐릭터를 맡으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설경구의 발언은 한 작품에 동반출연한 후배에 대한 공치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놈 목소리'에서 함께 한 강동원이나 '타워'의 홍일점 손예진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등 후배들을 아끼는 선배로 알려졌던 건 사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지 못한 연기자를 거론한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과거에도 인터뷰 및 사석에서 몇차례 '마음에 드는 후배'를 물어봤던 적이 있지만 "글쎄"라는 대답을 듣는데 그쳐야 했다.
설경구를 잘 아는 영화계 지인은 "설경구가 말투나 행동이 투박해 주변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무심해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꼼꼼하고 세심한 구석이 있다. 연기력이나 캐릭터가 좋은 배우가 있으면 눈여겨봤다가 적합한 역할이 있을때 추천하기도 한다"라며 "한동안 공백기를 가지던 김인권을 '해운대'에 출연시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 일등공신 역시 설경구다. 당시 윤제균 감독에게 '역할에 어울리는 좋은 후배가 있다'라면서 김인권을 밀어줬던 것으로 알고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거리낌없이 김수현을 마음에 들어한다고 밝혔다면 언젠가 두 사람이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설경구는 두 편의 '천만영화'를 통해 흥행파워를 과시하고 '박하사탕' 등 작품성 있는 영화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충무로 최고의 실력파 배우다. 김수현 역시 이런 선배의 사랑을 받는게 싫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경구는 손예진·김상경 등과 출연한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김지훈 감독, 25일 개봉)에서 열혈 소방관을 연기했다. 정우성·한효주와 함께 하는 '감시'의 촬영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