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권이 오니 확실히 달라졌다." 프로농구 전주 KCC 허재(47)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허 감독은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달라진 팀 분위기를 전했다. 꼴찌 KCC는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3승만 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만 최다 8연패까지 기록해, 허 감독 얼굴에 웃음꽃이 필 날이 없었다. 하지만 인천 전자랜드에서 이한권(34·198㎝)을 데려온 후에는 굳은 표정이 조금 풀렸다.
허 감독은 "이한권은 확실히 베테랑"이라며 "이한권이 오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이한권은 전자랜드에서는 벤치 신세였지만 KCC에서는 영웅으로 거듭났다. 지난 11일 KCC 유니폼을 입은 후, 출전한 2경기에서 평균 16득점을 넣었다. 노장 이한권이 앞장 서서 득점을 해주니 패배감에 빠져있던 젊은 선수들도 변했다. 허 감독은 "아직 젊은 애들이라 코트 안에서 우왕좌왕할 때가 있는데, 노련한 이한권이 코트 안에서 잘 이끌어준다"며 만족했다.
이한권이 오면서 혼자서 고군분투하던 임재현(35·182㎝)도 부담을 덜었다. 삼십대 중반인 임재현은 시즌 초반 '회춘한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들을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제 체력이 바닥났다. 허 감독은 "임재현이 너무 지쳤다"며 안쓰러워했다. 이어 "이한권이 대신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니 임재현은 이제 좀 쉬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임재현은 이날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이한권이 선발 출전해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KCC의 4승 사냥은 실패했다. KCC는 2쿼터까지 30-32로 KGC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한권(8득점·2어시스트)은 고비 때마다 3점슛을 넣어줬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3쿼터에 이정현(25·189㎝)·김일두(30·196㎝)·양희종(28·194㎝)에게 연달아 3점슛을 허용하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결국 57-70으로 졌다.
한편 고양 오리온스는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원정경기에서 78-69로 승리하며 6연패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