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에 물이 제대로 올랐다. 한그루(21·본명 민한그루)는 최근 종영한 JTBC 월화극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에서 상처를 많이 받고 자란 재벌집 딸 동비 역을 열연했다. 동비는 아버지에게 못 받은 사랑을 남자에게 받으려 하지만 결국 아버지처럼 매정한 남자친구를 만나 또 한 번 상처를 받는 캐릭터. 한그루는 철저한 준비성과 뛰어난 집중력으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리얼하게 연기했다. 강렬한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만큼 캐릭터 소화 능력이 뛰어났다. 그의 열연에 반응은 뜨거웠다.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고, 방송·영화·광고 관계자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종영 후 9일 만난 한그루는 "대본 1~2부만 보고 꼭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작품은 '우결수'가 처음이었다. 좋은 작품에 출연해 많은 걸 배웠다. 촬영하는 동안 행복했다"며 운을 뗐다.
-'우결수'를 마친 소감은.
"영광오빠·성준오빠·소민 언니 등 또래와 함께 작품을 해서 즐거웠고, 롤모델인 이미숙 선생님과 최화정 선배님 등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애교를 부리는 성격도 아닌데 선배님들과 선생님들이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촬영장은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어떤 날은 밤을 넘겨 촬영하고 아침에 다같이 감자탕을 먹으러간 적도 있다. 다들 피곤해도 자주 뭉쳤다."
-대사량이 많아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냥 무조건 외웠다. 촬영장에 가기 전 대사를 완벽하게 숙지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잠을 덜 자더라도 대본 외우는데 열중했다. 눈을 감아도 대사가 툭툭 나올만큼 연습을 많이 했다."
-김영광과 진한 키스신을 찍었다.
"오빠한테 안겨서 키스하는 장면이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오빠가 키가 너무 커서 안겨있는 게 무서웠다. 그래서 촬영하는 동안 빨리 이 장면을 찍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오빠를 위해서라도 빨리 끝냈어야했다. 내가 다른 여자 연예인처럼 엄청 마르거나 작은 체구가 아니라서 아마 무거웠을거다. 오빠한테 미안했다."
-작품 속 키스신은 처음인가.
"전작에서 키스신을 찍은 적은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수위가 높은 키스신은 처음이었다. 영광 오빠는 키스신 자체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
-결혼을 소재로 담은 드라마였다. 아직 20대 초반이라 결혼이 크게 와닿지 않았을 것 같다.
"결혼을 생각할 나이는 아니지만 드라마 자체가 현실적이라서 공감을 하는 부분이 많았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많아졌다. 나와 비슷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 미래 결혼할 사람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나를 정말 아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극중 김영광(기중)은 연인으로, 성준(정훈)은 '절친'으로 나왔다. 둘 중 이상형을 꼽는다면.
"연애는 기중이랑 결혼은 정훈이랑 하고 싶다. 기중이처럼 나쁜 남자랑 연애하면 재밌을 것 같다. 하지만 결혼은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정훈이랑 해야하지 않을까."
-데뷔 초 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다이어트를 한 건 아니다. 젖살이 빠진 것 같다. 데뷔 초 볼살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들 젖살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볼살을 뺄 방법이 없어서 좌절했는데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으니깐 저절로 빠지더라. 빨리 세월이 훅 지나가서 더 볼살이 많이 빠졌으면 좋겠다."
-가수로 데뷔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연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딱 3개월 간 가수 활동을 했다. 그 이후 쭉 연기자로 활동해서 내가 가수로 데뷔했는지 모르는 분들도 많다. 원래 연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가수로 데뷔를 했던거였다. 가수하다가 안되니깐 연기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런건 아닌데…. 속상하다."
-가수 활동 계획은 없나.
"가수 활동도 할거다. 나한테 맞는 좋은 곡을 빨리 만나고 싶다.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서 앨범을 낼거다."
-중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중국 진출 계획은 없나.
"한국에서 자리를 좀 잡고 난 뒤 중국 진출을 하고 싶다. 아직은 모든 게 부족하다. 배우는 단계인 것 같다. 한국에서 내공을 쌓은 뒤 중국 활동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