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더 빛난다.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조 알렌(23·리버풀)의 공백을 완전히 지웠다. 그의 가치도 올라가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완지시티는 265억원을 받고 팀의 상징이었던 알렌을 리버풀로 이적시켰다. 알렌은 웨일즈 출신 선수로 9살 때부터 스완지시티 유스에서 성장했다. 17살이던 2006~2007시즌에 데뷔한 웨일즈의 희망이다.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발탁된 선수가 기성용이다. 스완지시티는 스코틀랜드의 셀틱에서 104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기성용을 데려왔다. 그러면서 떠나간 알렌의 등번호인 24번을 기성용에게 달아줬다. 22경기를 치르면서 104억원 몸값의 기성용은 265억원의 알렌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시즌 초 기성용에 대한 영국 현지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스카이스포츠 평점을 살펴보면 '못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5점을 세 번이나 받았고, '잘했다'로 판단되는 7점과 8점은 각각 두 번에 그쳤다. 대부분 평범했다는 의미의 6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 에버턴과 경기를 마치고는 평점 6점에 "괜찮은 활약이었다"고 짧게 평가했다. 생각보다 낮은 평점은 기성용이 화려한 플레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오는 기성용은 "내 역할은 상대 공을 뺏어서 공격수에게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알렌은 스완지시티에서 36경기에 나와 91.2%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팀 동료인 레온 브리튼에 이어 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시즌 18경기에 나온 기성용은 알렌의 기록을 상회한다. 92.4%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리그 전체 1위였던 '스완지시티의 사비' 브리튼(91.6%)보다 더 정교한 연결을 보이고 있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3위에 해당하는 기록. 1, 2위를 하고 있는 미켈 아르테타(아스널·92.6%)와 폴 스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92.5%) 등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