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우스' 안정환(37·은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1호가 될 뻔한 사연을 털어놨다.
안정환은 15일 KBS 예능 프로그램 '승승장구'에 출연해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 잉글랜드 프로축구 블랙번 선수로 뛸 수 있었지만 임대 문제로 인해 진출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안정환이 이 때 블랙번 선수가 됐다면, 박지성보다 앞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프리미어리거 1호 선수가 될 뻔했다.
하지만 당시 K리그 부산에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페루자로 임대를 간 상황에서 안정환에 대한 소유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블랙번이 안정환 영입을 포기했다. 안정환은 이후 갈 곳이 없어 6개월동안 쉬면서 축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후 다행히 일본으로 진출해 활동하게 됐다.
안정환은 2002년 월드컵 이후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축구인생은 꼬였다. 페루자가 이탈리아 8강 진출을 무산시킨 안정환을 방출했다. 안정환은 "페루자 구단주가 공식 석상에서 내 욕을 많이 했다"며 "이탈리아 집 앞에 세워뒀던 스포츠카를 이탈리아 사람들이 다 부셔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이탈리아에서 미움을 받은 안정환은 블랙번 입단으로 나쁜 기억을 다 잊으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한편 안정환은 이날 승승장구 마지막 게스트로 부인 이혜원씨와 출연해 축구인생을 회고했다. 안정환은 지난해 은퇴 후, K리그 활성화를 위해 K리그 명예홍보팀장으로 전 경기장을 찾아다니면 사인회를 여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