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삭발 투혼’ 토레스, 기립박수 받았지만 웃지 못했다
심기일전을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골맛을 보는데는 실패했다.
페르난도 토레스(29·첼시)가 삭발 투혼을 감행했다. 그는 21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의 홈경기에 머리를 짧게 깎고 선발 출장했다. 토레스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토레스는 지난달 초 잠시 살아났다 다시 침체기를 겪으며 또다시 '먹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011년 1월, 첼시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인 5000만파운드(약 900억원)을 기록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탓이다. 지난달에 모처럼 살아나는가 했던 토레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 실패 이후 다시 침체기를 겪었고, 스완지시티와의 컵대회 4강전에서 무득점을 기록한 뒤 첼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달 초에는 뉴캐슬에서 뎀바 바(28)가 이적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토레스는 어느때보다 의욕적인 몸놀림을 펼치며 골욕심을 냈다. 그러나 골을 넣는데는 실패했다. 전반 45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사실상 단독 기회를 얻었지만 오른발로 찬 슈팅이 높이 떴다. 후반 23분에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잡은 뒤 수비수 1명을 달고 단독 드리블을 해 문전에서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만들었지만 트래핑 미숙으로 아스널 골키퍼 슈체츠니에 잡혔다. 이날 토레스는 활발하게 최전방에서 움직였지만 슈팅 2개를 시도하는데 만족했다.
토레스는 후반 36분, 뎀바 바와 교체돼 나갔다. 첼시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의 팬들은 토레스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고,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토레스의 표정은 무거웠다. 지난달 23일 애스턴빌라전 이후 1달 가까이 골 침묵에 빠졌다.
영국 언론의 반응도 인색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한국시간) 토레스의 짧은 헤어스타일을 소개하면서 "토레스가 금발을 짧게 깎았다. 그러나 골을 넣는데는 별다른 동기부여가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