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3선 의원인 한선교(54) 프로농구연맹(KBL) 총재가 대한농구협회장 선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정치인이 경기단체장을 겸직하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한 총재가 프로단체 수장에 이어 아마 협회장까지 의욕적으로 도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 총재는 28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농구계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더이상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고심 끝에 출마했다. 농구협회장이 된다면 KBL과 농구협회를 일원화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민주통합당 4선 의원인 이종걸(56) 현 회장, 농구인 출신 방열(72) 건동대 총장과 함께 지난 22일 협회장 선거 최종 후보로 등록했다.
한 총재의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중 교류전과 남북 농구 경기다. 한 총재는 "그동안 스포츠가 국민 통합에 상당히 큰 기여를 했다. 농구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어가겠다"며 "한중 교류전과 더불어 프로·아마 최강전에 북한 4·25팀을 초청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KBL 총재로 취임한 지난 2011년에도 남북 농구 경기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이 같은 일을 추진하고 실행하려면 프로와 아마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한 총재의 생각이다.
다만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한 총재는 "함께 출마한 방열 총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된다는 판단이 서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농구인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방 총장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면 굳이 투표까지 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후보에서 물러나는 대신 방 총장과 원활한 협조 관계를 구축해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생각이다. 방 총장은 지난해 12월 원로 농구인들이 주축이 된 가칭 '한국농구 중흥을 염원하는 농구인 모임'에서 차기 협회장 후보로 추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