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기자의 눈] KBO-NC, 진해구장이라도 잘 짓게 압박하라
통합창원시가 NC 새 구장의 부지로 선택한 진해 옛 육군대학은 이른바 마창진(마산-창원-진해) 중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이다. 교통도 불편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관중 흥행을 생각하면 최악의 입지 조건이다.
그렇다고 한국야구위원회(KBO)와 NC가 허탈해하고만 있을 때는 아니다. 마뜩치는 않지만 진해 옛 육군대학부지가 결정된 이상 신축구장이 제대로 지어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하루빨리 착공을 하고 각종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압박해야 한다. 그래야 최악의 선택이 차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창원시는 "신축구장을 2016년 3월까지 완공하겠다. 교통 인프라를 위해 해군과 협의해 도로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국방부, 해군과의 협조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뽑아주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사탕발림식 정치 공약 수준이다.
진해 부지로는 창원시가 당초 KBO에 약속한 완공 기한인 2016년3월을 넘길 가능성이 커보인다. 그럴 경우 NC는 KBO에 예치한 생돈 100억원을 날릴 판이다. 창원시가 약속기한을 지킬 수 있도록 KBO와 NC는 끊임 없이 요구하고 압박해야 한다.
창원에 전혀 연고가 없던 NC는 창원시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을 믿고 연고지로 선택했다. 지난 2년간 야구단에 55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NC는 창원시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KBO는 NC와 함께 TF팀을 구성해 창원시의 신축구장 건설을 함께 감시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신축구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은 창원시와 KBO, NC 모두에 불행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연고 프로구단은 동반자이지 갑을관계는 결코 아니다. 이번 일이 기존 구단은 물론 10구단을 유치한 수원·KT에도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KBO와 NC는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