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사단, 네덜란드 ‘발야구 주의보-버나디나 경계령’



'발야구 주의보'가 내려졌다.

류중일(50) 대표팀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빠른 주자들이 많아서 뛰는 야구를 한다고 하더라"며 네덜란드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올 시즌 외국인선수로 뽑은 투수 릭 벤덴헐크(28)에 자문을 구한 결과였다. 벤덴헐크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가 유력했지만 삼성 입단 후 대회 출전을 고사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네덜란드의 주루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네덜란드 빠른 발을 봉쇄하라

당초 네덜란드는 일발장타를 갖춘 타선이 강점으로 평가받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434홈런을 기록한 존스(36·라쿠텐)와 일본리그 홈런왕 2연패를 달성한 발렌틴(29·야쿠르트)이 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벤덴헐크의 조언처럼 그에 못지않게 기동력을 펼칠 수 있는 선수들이 라인업 곳곳에 포진돼 경계가 필요할 전망이다. 핵심은 외야수인 랜돌프 오두버(24·워싱턴 싱글A)와 칼리안 샘스(27·시애틀 더블A)다.

오두버는 최근 2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36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실패가 5번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샘스는 지난해 13번의 도루를 모두 성공시켰다. 2011시즌에는 84%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26도루를 올렸다. 둘 중 한 명은 주전 외야수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키스톤 콤비 중 한 축을 담당할 안드렐톤 시몬스(24·애틀란타)도 경계 대상이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시몬스는 마이너리그 3년 동안 연평균 1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존스도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 56도루(1995년)를 올린 경험이 있다. 전성기가 지나긴 했지만 민첩함과 센스를 자랑하며 빅리그 최고 중견수(골드글러브 10회)로 활약한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 대회 참가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주릭슨 프로파(20·텍사스)가 출전을 결정할 경우 '네덜란드 발야구'는 한층 더 견고함을 자랑할 수 있다.

키 플레이어는 버나디나

네덜란드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주자는 로저 버나디나(29.워싱턴)다. 버나디나는 2001년 FA(프리 에이전트)로 몬트리올(워싱턴 전신)에 입단해 2003년부터 6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2007년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도루 40개를 올렸고, 이듬해에도 41개를 기록하며 워싱턴 유망주 중 최고의 주루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빅리그에 올라와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바탕으로 최근 3년간 86%의 높은 성공률을 마크하며 연평균 도루 16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이안 데스먼드(21개)·대니 에스피노사(20개)·브라이스 하퍼(18개)와 함께 워싱턴을 팀 도루 리그 7위에 올려놓은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네덜란드에는 발이 빠르거나 주루 센스를 갖춘 선수가 적지 않다. 그 중에서 버나디나는 확실히 주의를 해야 하는 선수다. 빅리그 기록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좋은 도루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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