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새로 부임한 정몽규(52) 대한축구협회장이 축구협회 집행부 인사를 앞두고 정한 키워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4년 간의 임기 동안 정 회장을 보좌할 부회장단과 이사진, 기술위원장 등의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번주 내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발표는 정몽규 회장의 취임식에 앞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회장단 및 이사진 교체의 폭이 30여 명 이상으로 꽤 클 것으로 보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임원진으로는 최만희 전 광주 감독과 허정무 전 인천 감독,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몽규 회장이 인사와 관련해 가장 고심한 부분은 두 가지다. 우선 프로축구와 대표팀의 연계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그간 축구협회는 '지나치게 대표팀 위주로 돌아간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측근에게 "축구협회장직을 먼저 맡았다면 K리그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프로축구연맹 총재로 K리그를 위해 일하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며 "프로연맹은 단순히 축구협회 산하 조직 중 하나로 치부해선 곤란하다. 축구협회와 함께 한국축구를 이끌 중요한 축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이나 허 전 감독, 안 총장 등은 모두 프로축구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최 전 감독과 허 전 감독은 프로 구단들의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안 총장은 프로연맹 행정의 큰 틀을 짜고 직접 이끈 인물이다. 협회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동안 K리그와 협회는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 과정에서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며 "프로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이 축구협회의 중요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키워드는 소통이다. 이 관계자는 "프로와 아마추어, 축구계 여당과 야당을 아우르는 인물들이 기회를 얻을 것"이라면서 "정 회장은 그간 '비주류'로 분류됐던 축구인들까지 모두 후보군에 포함시키는 등 합리적인 인사를 실현하려 애썼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야권 인사로 꼽히는 이용수 세종대 교수에 대해 '조만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울러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축구 외교 전문가' 가삼현 전 사무총장을 재영입하는 방안도 실현 가능성 높은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