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시티는 25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래드포드 시티와 2012-2013 캐피탈원컵 결승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스완지시티는 창단 후 처음으로 잉글랜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 경기를 앞두고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시티 감독은 "작은 동화와 큰 동화의 대결이다. 우리가 우승하면 놀라운 일이지만 브래드포드가 우승하면 기적과 같은 일이다"고 말했다. 작은 동화는 스완지시티의 우승, 큰 동화는 브래드포드의 우승을 뜻한 것이다.
그러나 큰 동화는 악몽으로 끝났다. 작은 동화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마무리를 아름답게 했다. 스완지시티는 초반부터 브래드포드를 강하게 밀어쳤다. 전반 15분 미추가 때린 슛을 골키퍼가 쳐내자, 다이어가 뛰어 들어 선제골로 연결했다. 전반 40분에는 미추가 두 번째 골을 넣으며 브래드포드 응원석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후반전에서 스완지시티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후반 2분에는 다이어가 세 번째 골을 넣었고, 14분에는 데 구즈만이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점수를 4점 차로 벌렸다. 후반 추가시간에 데 구즈만이 팀의 다섯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스완지시티는 대승을 챙겼다. 3만 5000여명의 브래드포드 팬들은 악몽으로 끝난 큰 동화를 바라보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기성용은 중앙 수비수로 나와 62분간 활약했다. 치코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잘 메웠다. 기성용은 청소년 대표 시절과 지난해 에버턴 전에서 수비수로 나온 경험이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기성용은 "솔직히 스완지시티에서 우승을 할지 생각 못했다. 프로 생활을 하며 세 번째 우승인데, 좋은 결과를 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스완지시티는 창단 후 처음으로 잉글랜드 대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101년 만에 큰 대회 정상에 오른 스완지시티는 2013-201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컵 진출권도 따냈다. 기성용은 "유로파 리그가 기대된다. 이왕 만나는 것 강팀과 경기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사진=스완지시티 공식 페이스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