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억' 국내에는 생소한 그룹 아지아틱스(에디신·플로우식·니키 리)가 미국 음반사 캐시 머니와 계약하며 받은 돈이다. 캐시 머니는 미국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유명 기획사다. 미국 힙합 거물인 슬림과 버드맨이 1991년 설립해 현재 릴 웨인·드레이크 등 유명 힙합 뮤지션들이 소속돼 있다. 그런 회사에서 동양의 낯선 그룹 아지아틱스를 주목했다. 거금을 안기며 "글로벌 스타로 키우겠다"고 장담까지 했다. 122억의 가치를 인정받은 아지아틱스의 매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아지아틱스와 그들을 제작한 솔리드 출신 정재윤 대표에게 물었다.
-캐시 머니와 계약한 배경은. "아직도 신기한 일이다. 6개월 전에 처음 연락을 받았다. 우리가 녹음한 곡들을 듣고, 뮤직비디오까지 찾아봤다고 하더라. 계약하자는 이야기를 듣고도 멤버들에게는 한 동안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꿈같은 이야기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큰 맘 먹고 이야기를 했더니 멤버들이 시큰둥한 거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이야기였던 거다. 일주일 정도 지나니 그제서야 실감하더라."(정재윤)
-왜 계약했다고 생각하나. "우리 사운드가 독특해서라고 하더라. 한국에서 우리 음악을 들으면 팝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사람들이 들으면 사운드에 아시아 느낌이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뭘 해도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데, 아직 우리 색깔을 가진 그룹이 미국에는 없는 것 같다. 요즘 음악이 리듬 위주라면 우린 멜로디도 있고, 90년대 복고 느낌도 있다."(에디신)
-미국 최정상 힙합 프로듀서 레드원의 눈에 들었다고. "지난해 10월 쯤 스페인 마드리드로 오라고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지도 이야기해주지 않고 '좋은 일이 있으니 와보라'고 하더라. 목적지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니 레드원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거기서 급하게 음반 작업을 했고 바로 마이에미로 가서 케시 머니 식구들을 만났다. 모든 것이 서프라이즈였다. 레드원은 대박 난 가수들과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우릴 키워내는데 흥미가 있는 것 같다."(플로우식)
-계약금이 굉장히 많다. "미국에서도 캐시 머니만 줄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하더라. 80년도 이후에 이 정도의 신인 계약서는 처음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가능성만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는 마인드더라."(정재윤)
-분위기는 어떻던가. "릴 웨인까지 우릴 알더라. 우리 뮤직비디오를 돌려 봤다고 들었다. 패밀리라면서 따듯하게 대해줬다. 좋은 작품 한 번 만들자며 배려해주는 분위기였다. 아시아에서 온 신인이라고 무시한 건 전혀 없었다."(니키리)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했다. "캐시 머니와 계약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대표인 슬림이 '우리와 계약한 신인 그룹 아지아틱스다. 글로벌 스타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빌보드 비즈 닷컴에도 소개됐는데 공식 행사에 회사 대표가 신인과 함께 계약을 발표하는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하더라."(에디신)
-미국 데뷔는 언제쯤인가. "싱글은 다 완성됐다. 뮤직비디오까지 나온 상태다. 레드원과 3곡 정도 작업했는데 4월이나 5월께 발표할 것 같다. 미국과 유럽·아시아에서 동시 발매할 예정이다. 활동도 3배로 하게 될 것 같다."(플로우식)
-'미국 진출 성공 1호'는 싸이가 먼저가 됐다. "존경하는 선배 아티스트다. 잘돼서 엄청 기쁘다. 아시안 음악이 미국에서 주류로 올라서려면 한 명이 잘 되서는 불가능하다. 마이클 잭슨 만큼 잘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싸이 선배나 아지아틱스 같은 진출 가수, 동등하게 활동하는 가수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계약은 한 순간이다. 앞으로 진지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싶다."(니키리)
-미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신있나. "열심히 할 생각이다. 빌보드 차트 1위까지 가고 싶다. 그 만큼 우리 음악을 많이 알리고 싶다. 5년 전만 해도 이런 기회조차 없었을 텐데, K-POP도 그렇고 싸이 형이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것 같다. 꿈이 이뤄질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니키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