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의 완벽한 연기에 일본 네티즌들도 이제는 두손 두발을 다 든 모양이다.
김연아는 17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8.34점을 받았다. 앞서 열린 쇼트프로그램 69.97점을 합해 총점 218.3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228.56점 이후 여자 싱글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김연아는 4분 10초동안 선보인 프리 스케이팅 연기에서 12가지 기술을 완벽하게 선보였다. 모든 기술에서 가산점을 받을 정도로 우월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에 경기를 지켜본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반면 김연아의 오랜 라이벌로 꼽혀왔던 아사다 마오(23·일본)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134.37점의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쇼트(62.10점)와 합해 196.47점으로 3위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세계선수권 결과에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비교적 담담했다. 일부 일본 팬은 김연아의 높은 수준의 연기력을 인정하면서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서 'ine***'은 "김연아는 이제 여자 싱글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남자 선수들의 영역에 도전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고, 'kaz***'은 "남자들과 견줘도 될 정도로 기량이 빼어나다. 점수가 좀 높다는 인상은 있지만 여자 싱글에서는 최고다"고 했다. 'ris***'은 "김연아 때문에 여자 싱글 최고가 이미 정해져 있는 판에 피겨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을까 걱정이다"는 시샘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다수의 일본 네티즌들은 자국 간판 아사다 마오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can***'은 "아사다 마오가 이번에 최선을 다해 그래도 3위까지 올랐다. 소치에서는 더 높이 올라가기를 바란다"고 전했고, 'sno***'은 "200점을 못 넘은 것은 분하지만 다음 번에는 더 잘 할 거라 기대한다"고 격려를 보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김연아에 대한 높은 점수에 의문을 제기하며, "ISU 심판진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