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인마주제가 시작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과 부경, 제주 3개의 경마공원에서 약 1000여 명의 마주가 활약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애초에 마주의 개념 없이 경마 시행체에서 경주마를 일괄 소유했으나, 1993년부터 사회 저명인사들을 마주로 영입, 개인마주제를 도입해 경마선진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개인마주제 시행 초기만 하더라도 경마 매출은 1조 원을 밑돌았지만 지금은 8조 원대를 바라보고 있고, 경마상금도 약 26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개인마주제 도입과 함께 한국 경주마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20%도 안 되던 국내산마 자급률은 현재 80%에 육박하고 있다. 경마는 ‘마주’라는 새로운 경마 계층의 탄생과 함께 감독·기수·마필관리사 등 마필관계자 등과 더불어 본격적인 프로스포츠 시작을 알렸다.
마주들은 상금 획득이라는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우수한 경주마를 도입하고 자체적으로 봉사활동이나 불우청소년 장학금 지급 등 사회공헌 활동을 시행하며 위상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개인마주제 전환 이후 20년 동안의 기록을 정리했다.
마주 65% 재계 인사
현재 국내의 마주는 총 981명으로, 서울경마공원 476명, 부산경남경마공원 339명, 제주경마공원(조랑말) 166명이다. 이들은 마사회 마주등록위원회의 선발 과정을 통과한 사람들이다. 마주가 되려면 우선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경주마 구입비와 감독(조교사)에게 지불할 위탁관리비(1두당 월 120만 원)를 부담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2년 연속 연소득 1억 원 이상, 재산세 150만 원 이상 납부가 최소 자격이다. 서울경마공원 마주 중 65%가 재계 인사다.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전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홍성열 마리오 회장 등이 대표적인 마주로 꼽힌다. 연예인 길용우도 서울마주협회 소속의 마주로 활약 중이다.
최다승 마주는 20년간 63억 획득한 남승현 마주
1993년 8월 14일 개인마주제 전환 이후 2012년 12월 31일까지 남승현 마주가 63억8477만 원(마주 몫 약 49억2964만 원)의 상금을 수득, 최다 상금수득 마주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수홍 마주가 48억5999만 원으로 2위, 구자선 마주가 46억9999만 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개인마주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 그리스에서 마주활동을 시작한 남승현 마주는 국내활동에 머물지 않고 해외에서의 마주활동을 확대해나갔다. 지난 2008년 본인과 큰아들, 손자 삼대의 이름을 따 마주명 ‘SYK Stable’으로 싱가포르 마주에 등록한 그는 2008년 싱가폴 대상경주 2개 대회를 석권, 한국 마주의 위상을 드높였다.
국산마 생산
개인 마주의 영향으로 국내 경주마 생산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까지 마사회와 몇몇 농가에서만 시범적으로 생산됐던 국산마는 개인마주제 전환에 따른 수요 증가와 ‘국산마 자급확대 중장기 계획’의 생산지원 정책에 따라 번식마 보유 및 생산두수가 크게 증가했다. 생산 초기인 1993년에는 생산두수가 102두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08년 이후 계속 1300두를 넘어서고 있다. 씨수말은 16두에서 109두로 93두가 늘어났으며, 씨암말은 245두에서 2477두로 약 10배 증가했다.
경주마 입사두수
개인마주제를 도입하자 마사회 소유마 1265두를 분양 받은 이후 2012년 12월 말까지 서울경마공원에 입사한 경주마는 총 1만3186두이다. 개인마주제 초창기에는 호주, 뉴질랜드산 경주마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1996년부터는 국산마 입사두수가 점차 증가하며 도입국도 미국·일본·아일랜드 등으로 다변화됐다. 서울경마공원의 입사마의 가격은 1993년 호주와 뉴질랜드로부터 수입당시 평균 438만 원이었으나 2012년에는 3751만 원으로 20년 동안 8.6배 상승했다.
거리별 우승마 기록
그동안 경주마의 능력도 상당히 향상됐다. 1000m 경주에서 우승마 평균기록은 1993년 1분 4초대였으나 최근에는 외산마는 1분 1초대, 국산마는 1분 2초대의 기록을 보이고 있어 약 2 ~3초 가량 단축됐다. 장거리인 2000m의 경우 1993년 2분 15초대에서 2012년에는 국산·외산 모두 2분 12초대로 약 3초 단축되는 등거리별 약 2∼3초씩 빨라졌다. 거리별 최고기록을 보면 1000m는 캐나다산마 ‘클레버스타’가 2007년 10월에 기록한 58초 3이며, 2000m의 경우 2009년 6월 1일 미국산마 ‘동반의강자’가 세운 2분 4초 9다. 한편 1700m와 1900m는 국산마 ‘남촌파티’와 ‘대슁챔프’가 외산마를 제치고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