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는 4일 충남 제 20 공군 전투 비행단을 찾아 두달여 간의 '돌스' 활동을 마무리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지난 1월 걸그룹 최초로 최전방 육군 부대에서 '군부대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화제를 모았던 이들은 '군부대 피날레공연'까지 마치며 명실상부한 '군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나인뮤지스의 공연이 열린 해당 부대 강당은 오후 7시경부터 들어찬 800여 명 장병들의 힘찬 함성소리로 가득찼다. 일과를 마치고 강당을 가득 메운 장병들은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쇼케이스 내내 손수 만든 플래카드를 흔들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랑해요, 나인뮤지스' '어딜봐~날 봐' '어서와. 공군은 처음이지?' 등의 재치 넘치는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나인뮤지스는 이 같은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무대로 화답했다. '피가로' '뉴스' '노 플레이보이' 등의 히트곡 퍼레이드를 펼치며 객석과 호흡했다. 이들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열화와 같은 환호성이 돌아왔다. 멤버들은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도 장병 한 명 한 명과 눈빛을 교환하고 손을 흔들며 교감했다.
공연 중간에는 멤버 이샘이 직접 퀴즈쇼를 진행하며 장병들과 호흡하기도 했다. 장병들은 '나인뮤지스의 멤버 수는 몇 명인가' 등의 쉬운 문제부터 '나인뮤지스 9명의 이름을 대시오' 같은 고난도의 문제까지 척척 풀어내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올해 26살이 된 이샘은 멤버 전원의 이름을 힘차게 외친 한 병사의 나이를 물어본 뒤 "누나가 너 사랑한다"고 외쳐 열띤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멤버들은 3~4명씩 유닛 단위로 색다른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경리·혜미·민하는 아유미의 '큐티허니'를 열창하며 섹시하면서도 깜찍한 안무로 객석을 초토화시켰다. 이어 현아·세라·이샘이 트로트곡인 홍진영의'사랑의 밧데리'를 장병들과 함께 부르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곡인 '돌스'의 무대가 끝나자 장병들은 앵콜을 외치며 이들을 다시 한 번 무대로 불러냈다. 나인뮤지스는 '오빤 딱 내 스타일'을 부르며 장병들과의 만남을 마쳤다.
멤버들은 벅찬 표정으로 이날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우리가 장병들에게 힘을 주려 이 곳에 왔는데, 우리가 오히려 힘을 받고 돌아간다"(경리) "단독으로 이렇게 긴 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대로 된 공연의 맛을 알아버린 것 같다"(현아) "장병들이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것 처럼, 우리가 장병들을 책임지겠다"(세라) "미흡한 점도 많았지만, 유닛무대같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너무 즐거웠다"(은지)라고 밝혔다.
쇼케이스에 앞서 나인뮤지스는 조종복으로 갈아입고 비행대대를 견학하고 장병들의 포술 시범을 관람하는 등 알찬 군부대 체험을 했다. 성아와 현아는 직접 전투기 조종석에 탑승하는 시간을 가졌다. 혜미는 모의 비행 시험장치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활주로에서 실제로 이륙하고 착륙할 때의 기분을 느껴볼 수 있어 신기했다. 다시 태어나면 꼭 멋진 전투기 조종사가 돼 보고 싶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각 위치에서 자신들을 환영하는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싸인을 해 주는 등 정성어린 모습을 보였다. 한 병사는 자신의 전투복 안쪽에 이들의 싸인을 받고는 "살아있네"라고 외치며 남다른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나인뮤지스의 동선을 챙기며 행사를 이끈 부대의 정훈공보실장 김태종(37) 소령은 "연일 계속되는 대비태세에 피로가 쌓여 있던 장병들이 나인뮤지스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프로의식으로 똘똘 뭉친 멤버들의 무대를 보니, 역시 '군통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날의 추억을 간직하며 더욱 철저한 전투 대비태세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