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영주권과 뉴욕주립대 경영학과를 포기하고 군대와 연기를 택했다. 길고 혹독한 연습생 시절도 없이 지난해 7월 군 제대후 지난 1월 시작한 MBC '7급 공무원'에서 비중있는 역을 따내며 연기자로 데뷔했다. 신예 임윤호(24) 얘기다. 그는 '7급 공무원'에서 국정원에 반감을 가지고 복수를 다짐한 악역 JJ를 연기했다. 데뷔작에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결정적인 역할을 맡아 부담감이 컸을 터. 하지만 강렬한 카리스마와 안정적인 연기로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더불어 드라마에서 공개한 초콜릿 복근과 단점을 찾아볼 수 없는 외모로 장동건·원빈을 잇는 차세대 '조각 미남' 배우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오는 29일 첫 방송되는 KBS 새 일일극 '지성이면 감천'에도 캐스팅됐다. '7급공무원' 종영 후 9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모닝캄빌리지에서 만난 임윤호는 "하고 싶은 일을 해서 행복하다. 점점 발전하고 나만의 색깔을 가진 연기자가 되겠다"며 웃었다.
-데뷔작을 마친 소감은.
"생각했던 것 보다 힘든 점이 많았다. 한 장면을 찍기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많이 배운 것 같다."
-첫 작품부터 비중이 커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드라마의 구성원이 된다는 점에서 설렜다. 하지만 동시에 부담감도 컸고 걱정도 많이 했다. 최소한 드라마에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촬영에 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제대로 잘 못 살려 아쉽다. 악역인데 강하게 나오지 못 해 후회가 많이 된다."
-스스로 연기 평가를 내려본다면.
"100점 만점에 30~40점 정도? 많이 부족했다."
-촬영하면서 가장 큰 힘이 됐던 배우는.
"(김)수현 누나다. 누나와 바에서 얘기하고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많았다. 자주 마주치는 신이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카메라 각도도 잘 모르는 나에게 '이렇게 하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야심차게 첫 작품을 찍었을텐데 시청률이 잘 안나와서 아쉬웠겠다.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내가 부족할 때 출연한 드라마를 많은 분들이 안봐주셔서 안도했다. (웃음)"
-데뷔 초부터 '엄친아'로 불리고 있다.
"그정도는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캐나다로 유학을 갔고 뉴욕주립대에 입학해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2년 뒤 중퇴했다. 군대 가기 전에 학교를 휴학했다가 연기 활동을 시작하면서 학교를 그만뒀다."
-연기자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을 것 같다. 언제부터 연기자의 꿈이 있었나.
"아버지가 반대했다. 하지만 계속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결국엔 '후회없이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라'고 말해주셨다. 이후 아버지가 연예계에 종사하는 지인을 통해 현재의 소속사를 소개해줬고,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배우의 꿈을 가진 건 고등학교 때부터다. 당시 배우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외화 '셔터 아일랜드'를 감명깊게 봤다. 배우가 한 작품을 장악하고 존재감을 발산하는 게 멋있었다."
-'7급공무원'을 본 아버지의 반응은.
"아버지와 같이 드라마를 보는데 손발이 오글거리더라. 어색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오히려 '괜찮게 나오네'라면서 위로해주셨다."
-군 복무는 이미 마친 상태다. 캐나다 영주권을 따고 군 복무를 하지 않는 길도 있었을텐데.
"한국에서 계속 살 계획이었고, 나와 아버지 모두 남자는 꼭 군대는 가야한다는 생각이라서 고민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기무사(국군기무사령부)에서 군 복부를 마쳤다."
-다음 행보가 굉장히 중요하다. 차기작은 이미 정해졌다던데.
"KBS 새 일일극에 출연할 예정이다. 사실 이번엔 기본기 없이 덜컥 큰 역할을 해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
-롤모델은 누구인가.
"류승범 선배님과 하정우 선배님이다. 뻔한 캐릭터도 이 분들이 하면 캐릭터가 입체제으로 살아나고, 극이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나만의 색깔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