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EPL 승격-잔류, 얼마나 힘든가 봤더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엄선된 20개 프로 팀이 출전하는 최상위 리그다. 그만큼 순위 경쟁이 치열하면서도 한번 추락하면 다시 올라오기 힘들다.
2012-2013 시즌은 유독 한국 선수들의 승격, 잔류 경쟁이 눈에 띄었다. 김보경(24)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카디프시티는 1899년 창단한 이래 무려 114년만에 EPL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박지성(32)의 퀸즈파크레인저스(QPR)는 2010-2011 EPL 승격 이후 두 시즌만에 강등 위기에 놓여 있다.
EPL의 승격과 강등 변화는 심했다. EPL이 출범한 1992-1993 시즌 이후 2012-2013 시즌까지 줄곧 잔류했던 팀은 7개(맨유·아스널·첼시·리버풀·토트넘·에버턴·애스턴빌라)에 불과했다. EPL 20년동안 챔피언십에 강등된 다음 시즌에 곧바로 승격한 것은 15개 팀에 불과한 반면 승격 후 곧바로 다음 시즌에 2부리그로 강등된 것은 25개 팀이나 됐다.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맨체스터시티조차 2차례 강등(1995-1996, 2000-2001)의 아픔을 겪었다. 1996-1997 시즌에 EPL로 승격됐던 볼턴, 반슬리, 크리스털 팰리스는 곧바로 다음 시즌이었던 1997-1998 시즌에 챔피언십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1999-2000 시즌 EPL 3위까지 올랐던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3-2004 시즌 19위로 강등된 이후 9년동안 승격하지 못했다. 그만큼 강등하면 더 험난한 싸움이 예고돼 있고, EPL 승격에 기약이 없다는 의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1부리그 승격, 잔류하려면 그만큼 구단의 적절한 투자와 뚜렷한 비전, 감독의 세심한 팀 운영, 선수들의 의지 등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싸움을 뚫고 카디프시티, 김보경은 EPL 무대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기성용(24)이 속한 스완지시티도 1912년 창단 이후 99년만인 2011-2012 시즌에 첫 EPL 승격 쾌거를 이룬 뒤, 두 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