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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마사회 꼼수 정책, 부메랑 돼 돌아온다
금요일 부산경마공원의 경우 13두 이상 출전하는 경주에 한하여 삼복승식과 쌍승식 마권을 판매하지 않는다. 마권의 종류가 다른 나라들처럼 다양하다면 그런 정책을 구사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뜩이나 마권의 종류가 부족해 경마팬들의 불만이 높은데 어렵게 개발해 놓은 마권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삼복승식과 쌍승식이 적중이 어려워 고배당이 속출해 기타소득세 등 세금을 많이 내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또 맞추기 쉬우면 베팅금액이 많아져 매출액도 올릴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을 한 모양이다. 그런데 매출액은 오히려 더 떨어지고 말았다.
그동안 무료로 입장시키던 지사(장외발매소)의 경우 입장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입장객을 대폭 감소시키더니 이제는 지정좌석제를 만들어 1일 최고 3만원까지 받으면서 발길을 돌리는 경마팬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단 1명의 경마팬이 아쉬운 상황에서 마사회의 이런 정책들은 자꾸만 팬들을 불편하게 하고 경마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
마사회가 경마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서도 여려운 판에 이런 정책을 펼치니 입장객과 매출액의 감소 폭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는 여러 차례 마권종류 다양화를 주장한 바 있다. 필자가 마권종류 다양화를 주장하는 것은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선택은 소비자 몫으로 돌려야 경마의 본질을 잘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마권종류의 다양화는 출전 두수가 적은 경주편성에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을 줄여 경마의 묘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경마 선진국의 경우 심지어 5마리 정도만 출전하여 레이스를 펼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경마 선진국에서는 마권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배당률이 형성된다. 그러다보니 적은 경주마가 출전하더라도 개인의 선호에 따라 레이스를 즐겁게 관전할 수 있다. 저배당을 좋아하는 경마팬은 적중하기 쉬운 마권을 구입하고 고배당을 좋아하는 경마팬은 적중하기 어려운 마권을 구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마는 점점 불공정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스포츠토토와 복권은 동네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지만 경마는 반드시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자꾸 경마팬을 불편하게 하니 사설경마(맞대기)로 빠져나가는 경마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세금 한푼 내지않는 사설경마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조속히 온라인 베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순천장외발매소에서 촉발된 장외발매소 문제는 서초, 용산, 마포, 성동지점 등으로 퍼지면서 한국마사회는 엄청난 곤경에 처했었다. 온라인 베팅을 부활하고 편의점에서 마권을 발매하면 장외발매소 수십 개를 개설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온라인 베팅을 시행하면 실명으로 할 수밖에 없고 구매상한선 준수가 철저하게 지켜진다. 이렇게 좋은 제도를 왜 시행하지 않는 것인가. 온 국민이 혐오하는 장외발매소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마선진국들은 온라인 마권발매가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서 발매되는 마권매출액보다 훨씬 많다.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Knetz) 부활과 각종 복권, 스포츠토토가 판매되는 동네편의점에서 함께 마권을 발매하는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경마보다 훨씬 사행성이 강한 복권이나 토토는 국민들이 접근하기 쉽게 해놓고 말산업육성의 근본인 경마는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여 말산업 전체를 사양화시키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다.
경마문화신문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