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트레블 도전하는 뮌헨의 장점은 ‘다국적 무기’
유럽 정상에 선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역대 7번째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에 도전한다.
뮌헨은 26일(한국시간) 영국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도르트문트를 2-1로 물리쳤다. 자국리그 통산 23회 우승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통산 5회 정상에 섰다. 뮌헨은 다음달 2일 슈투트가르트와의 DFB포칼컵(독일의 FA컵)을 우승하면 트레블을 달성하게 된다.
트레블은 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을 한 시즌에 모두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한 시대를 풍미하는 클럽의 상징과도 같다.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시절에는 셀틱(1967·스코틀랜드), 아약스(1972)·에인트호번(1988·이상 네덜란드)이 트레블을 달성했다. 유러피언컵은 각국 챔피언 클럽만 출전해 토너먼트로 승자를 가렸기에 경기수가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다.
1992년 유러피언컵의 명칭이 챔피언스리그로 바뀌면서 트레블은 더욱 힘들어졌다. 경기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는 총 32개 팀이 조별리그를 치른 후 16강부터 홈앤드어웨이로 승자를 가려 결승 단판승부를 치르게 됐다. 트레블을 노리는 구단은 정규리그와 리그컵, FA컵과 챔피언스리그까지 치르기 위해 필수적으로 더블 스쿼드를 갖춰야 했다. 트레블은 두터운 선수단을 구축해 큰 부상자 없이 1년 내내 꾸준한 성적을 낸 구단에게 주어지는 훈장이 됐다.
90년대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999), FC 바르셀로나(2009), 인터밀란(2010)이 트레블 영광을 차지했다. 맨유는 트레블 달성시 '퍼거슨의 아이들'로 불리는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가 맹활약을 펼쳤다. 킥이 뛰어난 베컴, 측면을 파괴하는 긱스, 한 방을 갖춘 미드필더 스콜스가 이루는 3박자가 완벽 조화를 이뤄냈다. 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시스템인 '라 마시아' 출신의 리오넬 메시, 사비, 이니에스타가 주축이 됐다. '티키타카'로 불리는 짧은 패스 위주 플레이로 점유율을 장악했다. 이듬해 3관왕을 차지한 인터밀란은 주제 무리뉴 감독의 영향력이 컸다.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처럼 다국적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공격진을 구성하는 마리오 만주키치(크로아티아), 토마스 뮐러(독일), 프랑크 리베리(프랑스), 아르연 로번(네덜란드)의 국적은 모두 다르다. 수비진은 슈바인슈타이거, 제롬 보아텡, 필립 람을 비롯해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독일 국적 선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색깔이 어우러져 큰 빛을 내고 있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