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12인조 엑소(EXO, 카이·루한·타오·첸·세훈·레이·시우민·백현·디오·수호·크리스·찬열)는 지난해 가요계에서 몇 안되는 신인 '생존자'다. 지난해 나온 신인 남자 아이돌 50여팀 중 올해 새 앨범을 발표한 팀은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 1/10이라는 낮은 생존율을 돌파한 셈. 단순히 생존에만 성공한 것이 아니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사회성 짙은 가사로 대변되는 SMP(SM Performance)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방신기·슈퍼주니어의 뒤를 이을 SM 아이돌로 자리매김하며 연말·연초 가요 시상식 신인상을 쓸어담았다.
한국인 멤버로 구성된 엑소-K와 중국인 멤버로 선발된 엑소-M으로 팀을 나눠, 한·중 시장을 동시 공략한 전략이 성공요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아시아 음악시장의 주축인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이슈 몰이를 하며 데뷔와 동시에 아시아 시장이 주목하는 그룹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꿈꾸고 있는 엑소는 K와 M, 두 팀을 묶어 완전체 엑소로 활동을 시작했다. 새 앨범 '엑소엑소(XOXO)'에서는 이들의 저력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발매 일주일 만에 음반 판매는 12만장을 돌파했다. 타이틀곡 '늑대와 미녀'에서는 뮤지컬의 클락이막스 무대를 보는 듯한 표현력으로 아이돌 퍼포먼스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미래 한류의 주역 엑소를 만났다.
-데뷔 2년차다. 인기를 실감하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너네 이제 인기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더라. 우리 노래를 따라 부르는 대중도 늘었다. 음반 판매도 굉장히 잘됐고, 아주 잠깐 이지만 음원 차트에서도 1위를 했다. 이젠 멤버 개인은 몰라도 팀을 아는 분들이 늘어 기쁘다."(수호)
"이젠 팬들이 공개 방송에 찾아와도 자리가 부족해 입장을 못할 정도라고 하더라. 미안한 마음에 방송 후 미니 팬미팅을 하는데 이젠 700여분 정도가 찾아주신다. 데뷔 당시와 비교하면 엄청 늘었다. 한복을 입고 온 팬들도 있고, 늑대 잠옷을 입고 온 팬들도 봤다. 그렇게 우릴 신경써 주실 때 참 고맙다."(찬열)
-지난해 데뷔한 뒤, 다음 활동까지 1년이나 걸렸다.
"더 나은 앨범을 위해 앨범 녹음과 퍼포먼스 작업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그 기간 동안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새로 데뷔한 것 같다."(디오)
-'늑대와 미녀'의 안무가 화제다. 첫 안무 동작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다.
"예술적이었다. 드라마틱한 안무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동작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는 것 같더라. 늑대의 입부터 귀까지 세세하게 표현하는게 어려웠다. 구성이 다양하고 난이도가 높아 완성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안무가가 아이디어가 나올때 마다 안무를 계속 바꾸는데 헷갈려서 혼났다."(백션)
"부상 때문에 처음부터 같이 안무를 배우지 못해, 멤버들에게 미안했다. 동경의 대상인 세계적인 안무가 토니 테스타가 왔는데 같이 춤을 추지 못해서 굉장히 힘들었다."(카이)
-새 앨범을 벌써 12만장이나 팔았다.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엑소가 K와 M으로 나뉘어 폭넓게 활동한 점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 데뷔 전부터 100일 프로모션을 하면서 해외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팬 뿐 아니라, 해외 팬들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세훈)
-이젠 완전체 엑소로 활동한다. 장점은.
"지금 활동하는 그룹 중에 인원수가 가장 많다. 12명이 같이 움직이다보니 어딜 가든 눈에 띈다. 스태프까지 합하면 30명의 대부대다. 차량도 두대로 나눠타고 다닌다. 워낙 인원이 많으니 뭔가 있어 보인다고 할까. 든든하고 자신감도 생긴다. 퍼포먼스도 더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단단하고 웅장한 느낌을 낼 수 있다."(수호)
"12명이 함께 지내다 보니, 운동을 하면 짝이 잘 맞고 어떤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특히 한강 고수부지서 자전거를 많이 탄다. 총 3대가 있어서 로테이션으로 타야한다."(찬열)
"재미난 일이 많다. K와 M의 숙소에서 각각 일을 도와주시던 아주머니 두 분도 이번에 살림을 합쳤다. 이젠 굉장히 친해지셨더라."(백현)
-불편한 점은 없나.
"샤워할 때가 그렇다. 숙소에 화장실이 두 개 밖에 없어서 2~3명은 한꺼번에 샤워를 해야한다. 선착순으로 순서를 정하는데 일정을 마치고 숙소 주차장에서 도착하면 엘리베이터도 기다리지 않고 계단으로 뛰어올라갈 정도다. 물론 샤워실로 직행한다."(찬열)
-멤버들이 많다보니 소소한 재미도 많을 것 같다.
"멤버들끼리 내기를 자주한다. 거의 삶이 내기다. 차량 이동할 때 가위바위보로 자리를 정한다. 제일 뒷자리나, 가운데 자리가 불편해서 인기가 없다."(디오)
"야식 시켜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멤버들이 많아서 치킨을 시키면 다섯 마리, 피자는 네 판 정도 먹어야 배가 부르다."(디오)
-중국 멤버들은 한국 생활에 어려움이 없나.
"한국의 예절을 배우는게 어려웠다. 중국에서는 존댓말이 없으니까 익숙하지 않았다. 선배들에게 인사도 잘해야 하더라. 중국에서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지는 않는데, 한국에서는 눈만 마주쳐도 인사를 다 해야 했다."(크리스)
-아이돌로서 1년을 살아보니 어떻던가.
"자유는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때문에 감수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공인이 돼 모범을 보여야 된다는 부담감도 있다. 우리 나이 또래보다도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수호)
"누군가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다들 가수라는 꿈을 이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도 배웠다."(백현)
-회사 선배 소녀시대를 보고 설레인 적이 있나.
"물론 우리도 똑같이 설렌다. 거의 팬의 입장이다. 무대에서 봐도 설레고, 밖에서 봐도 설렌다."(백현)
"연습생 때부터 좋아했다. 특히 '오'라는 곡을 좋아하는데 선배들의 최근 콘서트에서 부르는걸 듣고 나도 막 소리를 질렀다. 내가 하도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니까 팬들이 '쟤 뭐야'라는 듯 쳐다보더라. 하하."(찬열)
-데뷔 당시 목표였던 신인상 수상은 이뤘다. 다음 목표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고 싶다. 단독 콘서트도 꼭 해보고 싶다. 팀워크는 우리가 국내 최고다. 앞으로도 팀원들이 똘똘 뭉쳤으면 좋겠다.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