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한 이미지의 연기자 김지원(21)이 영화 '무서운 이야기2'를 통해 '호러퀸'에 도전장을 던졌다. '무서운 이야기'는 여러 감독들이 연출한 각각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의 호러영화. 지난해 공개된 1편에 쏟아진 호응에 힘입어 두번째 시리즈가 제작됐다. 김지원은 앞서 '무서운 이야기' 1편에서도 살인마에게 납치된 여고생을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5일 개봉한 2편에서는 세 편의 에피소드 중 '탈출' 편에 출연했다. 코믹과 호러가 적절히 버무려진 독특한 장르의 영화다. 김지원은 흑마술에 관심을 가지고 어리버리한 교생 고경표를 지옥 입구까지 보내버리는 여고생 사탄희로 열연했다.
-'무서운 이야기1'에 이어 2편에도 출연했다. 원래 호러영화를 좋아하는 편인가.
"겁이 많아서 무서운 영화를 안 좋아했다. 1편 출연 당시 민규동 감독님이 태국의 호러영화를 몇 편 추천해줬는데 그걸 집에서 보다가 너무 무서워 울기까지 했다. 그런데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감상하다보니 이 장르도 은근히 매력이 있더라. 이젠 소리만 좀 줄이면 혼자서도 호러영화를 볼수 있을만큼 담이 커졌다."
-2편에 출연한걸 보니 1편의 김지원에 대한 감독·스태프들의 만족감이 컸나보다.
"'탈출' 편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님이 '김지원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더라. 집 앞에서 드러누울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고 해 놀랐다.(웃음)"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드러내 놀랐다. 기괴한 분장을 하고 거침없이 욕설도 내뱉더라.
"속시원했다. 욕하는 것도 처음엔 어색했는데 몇번 해보니 입에 착착 붙으면서 자연스러워지더라.(웃음) 사실 이런 캐릭터를 꼭 한번 연기해보고 싶었다. 지난해 시트콤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에서도 다른 인물들에 비해 내 캐릭터는 진지했다. 직접 웃음을 자아내거나 망가지는 연기도 해보고 싶었다."
-'하이킥' 이후 한동안 후유증을 앓았다던데.
"맞다. 6개월간 '하이킥'만 바라보고 달렸는데 막상 끝나니 허전함 때문에 힘들더라.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데도 상당히 오래 걸렸다. 박하선 언니 등 함께 출연했던 연기자들이 다들 그랬던것 같다. 간혹 서로 통화를 할때도 마치 '하이킥'의 극중 인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시트콤 '하이킥'을 통해 연기자로서도 많이 성숙했다."
-'하이킥'에서 함께 했던 백진희도 이번 영화에 출연했다.
"진희 언니와는 각각 다른 에피소드에 출연해 포스터 촬영하는 날에야 처음으로 얼굴을 볼수 있었다. '하이킥'을 마친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편하게 느껴지더라. '하이킥'이 내게 참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여러 작품을 거쳤는데 아직도 '오란씨걸'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지금도 거리에 나가면 '오란씨걸이다'라고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몇몇 작품을 거쳤던건 사실인데 잘 알려진게 '하이킥'과 '오란씨' 광고 밖에 없어서 그런가보다. 물론, '오란씨걸'이 아닌 '김지원'으로 알아봐준다면 더 좋겠지. 하지만, '오란씨걸'이란 애칭을 갖고 있는 것도 기분좋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말 아닌가."
-1년전 일본에서 가수데뷔를 준비한다는 말도 들렸는데.
"당시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고 또 지진 등 환경이 좋지 않아 중단한 상태다. 중학교 3학년때 연예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연기 뿐 아니라 노래와 춤까지 모두 배웠다. 가수 윤하의 무대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적도 있따. 애써 익힌 재주를 펼쳐보이고 싶었는데 가수 데뷔가 생각만큼 쉽진 않다."
-남자친구 사귀고 싶지 않나.
"간절하다.(웃음) 그런데 막상 누군가를 만나기위해 노력을 하는 타입은 아니다. 그냥 자연스레 이뤄지는게 좋다. 이상형은 여전히 '하이킥'에 함께 출연했던 윤계상 아저씨다. 6개월간 짝사랑하는 연기를 했더니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도 계상 선배는 유쾌하고 온화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