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미래에도 리더는 임윤택 뿐이다. 우리가 걷는 길에 그가 함께 할 것이다." 그룹 울랄라세션(김명훈·박승일·박광선·군조)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임단장' 고 임윤택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쳤다. "앞으로도 임윤택의 자리를 비워놓겠다"면서도 "이번 작품은 그에 대한 추모 앨범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고 털어놓았다. 자신들을 이끌어준 고인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면서도, 언제까지고 슬픔속에 잠겨있지는 않겠다는 의미였다.
2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대강당에서는 울랄라세션의 새 미니앨범 '메모리'(Memory) 발매기념 쇼케이스 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들은 지난 20일 선공개곡 '거름'을 발표하고 이날 새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2월 리더 임윤택이 사망한 후 처음 발매하는 앨범.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과 작곡·작사에 참여했다.
울랄라세션은 2011년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K3'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번에 가요계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2000년대부터 변변한 소속사 없이 멤버들을 이끌며 평균나이 30대의 이들을 최고의 퍼포먼스 그룹으로 만들어낸 임윤택의 의미는 단순한 리더 이상이다. 멤버들은 "작업중 윤택이형 생각이 나 울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허각·김예림·로이킴 등 '슈퍼스타K' 출신들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다들 우리보다 음색도 좋고 실력이 뛰어나다"면서도 "퍼포먼스에 있어서는 우리가 조금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새 앨범을 발매한 소감은.
"저희가 만든 회사를 통해서 처음으로 앨범 작업을 했다. 무명 시절부터 꾸준히 무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곡을 만들고 연구했던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작업하면서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이 앨범을 접하는 분들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싶다."(박승일)
-새 앨범은 고 임윤택에 대한 추모의 뜻인가.
"이번 앨범이 윤택이 형을 생각하는 추모 앨범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추모앨범은 아니다. 많이 그리워하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우리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우연치 않게 나가면서 많은 응원을 받고, 희망의 아이콘이라는 얘길 많이 들었다. 우리가 걸어온 길과 마음 속에 담고 있는 것들이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번 앨범을 마냥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으로 꾸몄다면 진정성 있게 다가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서정적인 곡들로 꾸몄다."(박승일)
-작업 과정에서 분위기는 어땠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녹음했다. 물론 감정을 컨트롤해야하는 순간도 있었다. 또 더 디테일하고 자신감있게 불러야 하는 곡도 있었다. 예전에 작업했던 진행방식 그대로 진행하다보니 마음이 편했다. 가끔씩 앨범의 방향을 잡고 곡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생각이 다른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윤택이형이 생각났다."(박승일)
-고인을 떠올렸던 순간은 언제였나.
"곡 작업이 어느정도 완료되고, 어떤 곡이 가장 대중성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주목을 받거나 이슈를 불러모으기 위한 앨범이 아니었기에 진실성과 대중성을 조화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윤택이형이었으면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우리를 기다리는 분을 위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고민이 컸다. 녹음이 끝나고 다시 마지막 트랙을 듣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박승일)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다. 눈물만이 슬픔의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희끼리 많이 웃고 화합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작업이 끝나고 윤택이형의 '고생했다'는 한 마디가 듣고 싶더라. 예전에는 형과 '사랑한다' '화이팅하자' 등의 문자를 자주 주고받았다. 그럴 때 생각이 많이 났다."(김명훈)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승일이가 만든 '거름'이라는 노래다. 듣는 순간 '이건 우리 노래다'라는 느낌이 확 전해져 왔다. 원래 '거름'이란 제목의 의도는 '걸어가다'는 의미를 표현하려는 것이었다. 우리끼리 얘기하던 중 '밑거름'의 의미가 낫겠다고 해서 '거름'으로 바꿨다. (군조)
"저 역시 '거름'이다. 잘 부르고 못 부르고를 떠나 울랄라 세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곡이다." (김명훈)
"명훈이형이 작사·작곡한 인트로에 제일 애착이 간다. 원래는 네 명이서 다같이 부르기로 했던 곡이다. 명훈이형이 자신에 맞춰 곡을 쓰다보니 나머지 멤버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솔로곡으로 편곡을 했더니 애잔한 아카펠라 느낌이 들더라. 형이 나중에 꼭 이 곡을 완결해서 불렀으면 좋겠다. 애 아빠라 저작권료가 많이 들어와야 한다.(웃음) (박광선)
"타이틀곡 '한 사람'이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90년대풍 발라드와 팝 느낌이 나는 곡이다. 앨범 컨셉트에도 딱 맞는 곡이다. '낡은 테입'이라는 곡도 90년대 느낌이 강하다. 윤택이형이 살아있을 때 솔로앨범을 계획했는데, 그 앨범에 넣으려던 곡이다."(박승일)
-임윤택의 유작 더 있나
"윤택이 형 목소리를 담은 노래가 없진 않다. 기존에 만들었던 곡도 있고, 공연하기 위해 리메이크 하며 가이드 녹음했던 곡도 있다. 하지만 윤택이 형의 목소리가 담긴 음반을 내는 건 조심스럽다. 또 그 모습이 상업적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스럽다. 발매 생각은 없다."(박승일)
-멤버를 더 영입할 생각은 없나.
"아직까지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 그보다는 노래를 하는 친구들, 혹은 디제잉·판소리·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하는 '울랄라스러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다. 예술에 꼭 음악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미술·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그림을 계획중이다."(박승일)
-'낡은 테입'을 수록한 이유는.
멤버들이 모두 그 곡을 원했다. 예전에 윤택이형이 '요즘 발라드 분야에서는 알앤비·솔 장르가 인기를 누리지만, 나는 그런 쪽이 어울리지 않는다. 또 패셔너블한 노래는 소화할 자신이 없다'며 '어릴 적 편하게 들었던, 편하게 따라부를 수 있는 '올드'한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대한 그런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작업을 했던 곡이다."(박승일)
-임윤택 이후 리더십 부재를 느끼지는 않나.
"물론 전체적인 큰 그림을 윤택이형이 그려왔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다. 의사결정은 따로 리더를 두지 않고 전체 회의를 통해 진행한다. 우리의 영원한 리더는 윤택이형 한 명이다. 그가 혼자서 하던 일을 이제는 같이 하고있다. 각자 역할 분담도 해 놓았다. 음악적인 부분은 승일이형, 퍼포먼스나 무대는 군조형이나 명훈이형이 맡는 식으로 정립을 했다. 완전히 자리를 잡으려면 1~2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박광선)
-로이킴·허각 등 '슈퍼스타K' 출신들과 음원차트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저희도 사람이다 보니 신경을 안 쓴다고 하면 거짓말이 아닐까. 다만 저희는 '보는 음악'을 하는 그룹이다. '슈퍼스타K' 때도 음원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웃음) 순위에 집착하거나 하진 않는다. 로이킴이나 허각, 김예림 모두 우리보다 좋은 음색과 실력을 지녔다. 그런 면에선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대 퍼포먼스까지 고려하면 우리가 조금 낫지않나 생각한다.(웃음)"(박광선)
-각자의 각오를 말해달라.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저희에 대해 신나고 펑키한 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처음으로 발라드 앨범을 만들어봤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일 많이 할테니 지켜봐달라."(군조)
"이번 앨범은 대외적 활동에 크게 비중을 두고있지 않다. 그 이후의 행보에 더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유쾌하고 감동이 있는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박광선)
"저희는 무대 위에서 빛을 발하는 그룹이다. 우리의 무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많은 활동을 해 나가겠다."(김명훈)
"아직 한참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 부딛쳐야 할 난관도 많다. 다만 지금이 아니라면 이같은 노래를 100% 부르지 못할 것 같아 이번 앨범을 내게 됐다. 꾸준히 음악활동 해 나가겠다. 가끔씩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끝까지 응원해달라."(박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