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넥센에는 '문우람 효과'가 한창이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잠자던 넥센의 '핵타선'을 깨우고 있다.
문우람(21)은 지난달 22일 올 시즌 1군 무대를 처음 밟았다. 시즌 초 잘나가던 넥센이 8연패에 빠지며 주춤하던 시기였다. 문우람은 "연승을 달리고 있는 2군의 기운을 1군 형들에게 전해주겠다"고 '소박한'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그의 방망이는 소박하지 않았다. 1군 합류 후 12경기에서 타율 0.438(48타수 21안타) 1홈런 15득점 4타점을 올리고 있다. LA 다저스의 괴물 신인 야시엘 푸이그(23)를 빗댄 '문이그'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문우람은 "수비는 푸이그보다 내가 낫다"며 웃었다.
2011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을 한 그는 지난해 25경기에 나서 타율은 0.231로 낮았지만 5번의 놀라운 보살 능력을 선보여 '문보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이젠 타격 솜씨까지 갖춰간다. '신고선수 신화'를 기대해 봐도 좋을, 새로운 영웅의 등장이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주 5경기에서 타율 0.524(21타수 11안타) 1홈런 4타점을 올린 문우람을 7월 첫째 주 조아제약 주간 MVP(50만 원)로 선정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 주 였을 것 같다.
"하루하루 운동장에 나가는 게 행복했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와서도 너무 좋아서 잠을 못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게 있나.
"첫 홈런(5일 LG전)이 기억에 남는다. 그 장면을 여러 번 봤다. 자기 전에 보고, 자다 깨서도 보고, 일어나서도 보고. 어제도 몇 번 본 것 같다. 야구 동영상을 좋아해서 자주 본다."
-어떤 야구 영상을 가장 많이 보나.
"감이 안 좋을 때는 (롤모델인)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 것을 많이 봤는데 요즘은 내 타격감이 좋아서 내 것을 많이 보는 편이다. 문제점을 찾고, 유지하려고 한다. 1군에서는 TV 중계가 되니 내 타격폼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1군에 올라오자마자 좋은 활약 올리는 비결은.
"고향(광주)에 계신 부모님의 절실한 뒷바라지다. 약도 많이 해주시고, 보양식도 자주 보내주신다. 그런 거 때문에 내가 더 열심히 노력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함께 살고 있는 친누나도 항상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고, 응원도 해준다. 가족이 가장 큰 힘이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프로 지명이 안 되고, 신고선수로 들어왔을 때다. 마음을 잡지 못했다. 훈련이 하기 싫을 때도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쳤었다. 일부러 책도 많이 읽고, 여러 사람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더 버티자'는 생각으로,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어떤 책을 자주 읽는 편인가.
"요즘은 1군 경기에 나가면서 많이는 못 보고, 자기 전에 조금씩 본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혜님스님이 쓰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여러 번 읽었다. '나는 너무 앞만 보고 왔구나, 조금 쉬었다 갈 필요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니 1군에 빨리가고 싶다는 조바심도 많이 사라지고, 길게 보고 2군에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문보살·복덩이·문이그 등 다양한 별명이 생겼는데.
"너무 좋은 별명들이 많다. 타격에서는 문이그를 하고, 수비에서는 문보살이 되겠다.(웃음)"
-'문우람 효과'라는 말에 대한 생각은.
"영광이다. 이렇게 짧은 순간에 내가 뜰 수 있을 줄 몰랐다.(웃음)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내가 크게 성공한 건 아니지만 노력을 하면 좋은 결과가 오는 것도 같다. '우람효과'라는 게 짧은 순간이 아닌 올 시즌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웃음) 자만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우리 팀이 좋은 분위기로 연승행진을 이어갈 것 같다. 우람효과 처럼 '직감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직감엔 연승이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