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8·아스널)이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 자신이 강한 의욕을 보이는 데다 몇몇 독일 클럽들도 박주영에게 호감의 눈길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법 높다.
현재 논산훈련소에서 4주 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박주영은 18일 퇴소한다. 그는 20일 영국으로 건너가서 아스널과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올 여름 아스널을 떠날 것이 유력한 박주영의 눈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향하고 있다. 그는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프랑스 리그1,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세 곳의 유럽 빅 리그를 경험한 바 있다.
박주영이 독일행 결심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졌다. 우선 선수 스스로가 분데스리가 무대에 대해 강한 도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주영의 한 측근은 "예전부터 박주영이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했다"면서 "올 여름에 기회가 열릴 지 선수 자신이 적잖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동원(선덜랜드) 등 먼저 독일 무대를 경험한 후배들도 박주영에게 분데스리가행을 적극 추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이적시장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손흥민, 지동원, 구자철 등 근래 들어 분데스리가에 도전한 현역 대표팀 멤버 중 실패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박주영의 후배들이 분데스리가 경기 스타일에 무난히 녹아들며 자신감을 키웠고, 이들이 박주영에게 독일행을 적극 권유중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주영의 기착지로 가장 주목받는 클럽은 손흥민(레버쿠젠)의 전 소속팀 함부르크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을 특급 선수로 길러내는 과정에서 한국 선수의 활용 가치를 일찌감치 깨달았다. 특히 한국 기업의 스폰서십 등 부가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주영에게 긍정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유럽 이적시장 관계자는 "함부르크는 박주영이 올 여름에 아스널에서 자유계약 선수로 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까지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면서 "아스널과의 계약관계가 정리되는 과정을 지켜본 뒤 박주영측과 본격적으로 이적 논의를 시작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어 "함부르크 외에도 몇몇 분데스리가 구단들이 박주영을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관심을 표명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영의 독일행이 성사될 경우 축구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과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박주영을 공격 전술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선수단 분위기를 이끄는 구심점 역할도 박주영의 몫이었다. 지난 시즌 셀타 비고(스페인) 선수단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 대표팀에도 좀처럼 승선하지 못했던 박주영이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기량을 되찾는다면 '골 결정력 강화 방안'을 고심 중인 홍 감독의 어깨도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