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오심을 저지른 박근영(40)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이 1군으로 돌아왔다. 정확히 한 달 만에 2군행 징계가 풀렸다. 이를 두고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너무 빨리 복귀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근영 위원은 지난 16일 문학 SK-넥센전에서 3루심을 봤다. 김병주 1군 팀장, 원현식, 권영철, 이영재 심판위원과 다시 한 조를 이뤘다. 6월15일 잠실 LG-넥센전에서 2루심으로 아웃을 세이프로 판정해 다음날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간 지 30일 만이다. 17일 문학 경기에선 1루심으로 옮겨 경기를 진행했다.
◇복귀 시점, 어떻게 정해졌나
KBO는 심판위원회의 건의를 검토해 지난 12일 박 심판위원의 1군 복귀를 승인했다. 당시 김병주 팀장조는 주말 잠실 두산-KIA전을 맡았는데 12, 14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박 위원은 이번 주에야 경기에 나서게 됐다. KBO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은 2군에서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충분했다고 판단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징계를 받은 뒤 퓨처스리그 20경기에서 심판을 봤다.
일부에선 '벌써 1군에 올리느냐',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고 지적한다. 그 오심의 여파로 넥센은 8연패까지 빠져 휘청거렸다. 게다가 박 위원 징계 후에도 심판위원들의 잘못된 판정과 규칙 오적용이 나와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번 박 위원의 1군행이 여론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조치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KBO 측은 박 위원의 2군행 징계를 결정한 뒤 "과거처럼 슬그머니 1군으로 올라오거나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
◇벌 받을 만큼 받았다?
이에 대해 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은 결코 시기상조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박 위원의 1군행을 추진한 그는 "박근영 위원은 22경기, 날짜로 따지면 26일 동안 1군에 나가지 못했다. 선수와 감독이 징계를 받아 출전정지를 당하면 5경기 정도 아닌가. 22경기는 상당히 큰 징계"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박 위원은 약 150만 원의 금전적 손해도 봤다. 2군에 내려가면 그 기간 만큼 연봉이 삭감된다는 내부 규정에 따라서다. "벌금을 내진 않았지만 이중으로 징계를 받은 셈"이라는 것이 조 위원장의 설명이다.
조 위원장은 "박 위원이 그동안 오심이 많았다면 1군에 안 올렸을 거다. 그런데 박 위원은 그 실수 하나로 그만한 고통을 받았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반성을 하고 2군에서 부족한 점도 보완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16, 17일 경기에서 논란이 될 만한 판정 없이 경기를 잘 이끌었다. 17일 경기에선 3회 말 우익수쪽 파울 라인을 살짝 벗어난 SK 이재원의 타구를 정확하게 파울로 선언하기도 했다. 이만수 SK 감독도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았다. 박 위원이 없는 동안 1군에서 뛴 이계성 심판위원은 다시 퓨처스리그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