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는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31)를 두고 심사숙고중이다. 지난 2년간 두자릿 수 승리를 올렸지만 최근 구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시즌 중반 영입하는 외국인 선수는 대체로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LG는 과거 여러 차례 대체용병으로 성공을 거둔 적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기에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LG는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된 초창기부터 대체선수로 재미를 봤다. 2000년 시즌 도중 영입한 찰스 스미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은 타율 0.274 20홈런 57타점을 거둔 스미스를 웨이버공시했다. 김기태와 포지션이 겹치는데다 투수력 보강을 위해서였다. 그러자 LG는 쿡슨이 부상으로 떠난 빈자리를 스미스로 메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스미스는 LG에서 42경기를 뛰는 동안 타율 0.314 15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LG의 매직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스미스 이후 LG의 대체용병 선수 성공작은 드물었다. 2001년 린튼, 2002년 케펜, 2003년 알칸트라, 2006년 카라이어 등은 제 몫을 했지만 2004년 쿠퍼, 2005년 왈론드, 2006년 베로커 등은 실패한 케이스로 남았다.
LG가 또다시 대체 선수로 재미를 본 건 2007년이다. 당시 LG는 삼성에서 뛴 팀 하리칼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진을 거듭하자 퇴출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영입된 선수가 호주 출신 크리스 옥스프링이었다. 옥스프링은 4승 5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고, 2008년에도 LG에서 뛰었다. 2008년 역시 대타 홈런이 나왔다. LG는 제이미 브라운을 내보낸 뒤 일본에서 223홈런을 때린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영입했다. 페타지니는 '나이가 많아 불안하다'는 평가를 뒤엎고 타율 0.347 7홈런 35타점으로 활약했다. 페타지니는 2009년에도 LG와 계약해 출루율 1위에 오르는 등 중심타자 역할을 해냈다.
2009년 이후 LG는 바우어, 존슨, 더마트레 등이 실패하며 대체선수 신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웨이버 공시 마감일(24일)이 눈 앞까지 다가왔음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LG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