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막오른 이통업계 ‘쩐의 전쟁’, KT vs 반KT 연합…승자는?
LTE 주파수 확보를 위한 이동통신업계 ‘쩐의 전쟁’이 19일 시작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를 19일 오전 9시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동통신3사는 임원급 입찰인 1명과 실무자 2명 등 총 3명이 입찰실에 들어가게 된다. 이들은 휴대폰과 노트북(통신기능 제외), 팩스를 이용해 본사 상황실과 연락해 입찰가격을 결정한다. 경매는 오전 9각 라운드당 입찰서 작성시간은 1시간이다.
이번 경매는 오름차순 50회 입찰을 진행하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51라운드에 밀봉입찰을 통해 낙찰자를 가리게 된다. 관련업계에서는 하루에 약 5~6라운드씩 진행이 돼 29일께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경매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KT가 보유한 1.8㎓대역에 인접한 1.8㎓(15㎒폭, D블록) 주파수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 여부다. 주파수 대역폭이 15㎒에 불과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게는 큰 소용이 없는 주파수다.
하지만 KT는 기존에 보유한 1.8㎓에 붙여서 사용하면 별도의 기술개발이나 투자없이 기존보다 두 배빠른 LTE-A 서비스에 나설 수 있다. KT로서는 황금주파수인 셈이다.
따라서 KT가 D블록 주파수 확보를 위해 얼마를 베팅할 것인지, 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D블록 주파수 확보를 방해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 것인지에 이동통신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이동통신전문가들은 KT가 인접 주파수인 D블록의 확보를 위해 2조원 이상의 돈을 써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경매대결을 벌인 2011년 1.8㎓ 경매 당시도 업체들이 라운드별로 최소금액(1%)만 증액했음에도 경매가격이 9일(83라운드 진행)만에 4455억원에서 9950억원으로 치솟았다.
이번 경매에서 SK텔레콤와 LG유플러스가 KT의 D블록 차지를 저지하기위해 적극적인 방해전략을 펼친다면 D블록 주파수의 가격은 2조원을 훌쩍 넘어선 가격에 낙찰될 것이라는 게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자신의 패를 다 보여주고 시작하는 KT에 비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비교적 선택폭이 넓다. 2.6㎓,1.8㎓(35MHz폭) 등 선택할 수 있는 주파수가 다양한 SK텔레콤은 상대방이 원하는 주파수 가격은 올리고 자신은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주파수를 가져갈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공조로 1.8㎓(35㎒폭)를 가져가는 것이 최상의 결과로 꼽히지만 SK텔레콤이 얼마나 협조해줄 지 미지수다. 다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파수를 가져갔던 LG유플러스는 이번에는 상당한 비용지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D블록의 경매가가 적정가격 이상으로 높아진다면 KT가 ‘중대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인접대역인 D블록의 경매가격이 적정가치를 넘어선다면 KT가 스스로 이를 포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2011년 때도 KT는 SKT와 경매대결을 벌이다 포기하고 입찰자가 없었던 800MHz 대역 10MHz 폭을 최저 경쟁가격인 2610억원에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하지만 이 경우 KT는 이미 두 배빠른 LTE-A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의 LTE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원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경매가가 '상상이상'으로 높아지지 않는 이상 KT가 인접주파수인 D블록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