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프로야구 외국인 슬롯은 모두 '투수'로 채워졌다. 올해부터 1군에 참여한 9구단 NC는 외국인 선수 3명(찰리·아담·에릭)을 모두 선발투수로 뽑았다. 각 구단마다 외국인 타자보다 투수를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내년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신생팀 지원 정책에 따라 2014년까지 다른 팀보다 한 명 많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운영할 수 있는 NC가 타자를 뽑을 수 있는 환경이다. 그렇다면 김경문(55) NC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김경문 감독은 25일 마산 SK전에 앞서 외국인선수 선발에 "타자보다는 투수가 낫다"고 밝혔다. 현재 NC는 이재학(23·7승5패 평균자책점 3.46)과 노성호(24·1승6패 평균자책점 7.31), 이성민(23·2승2패 평균자책점 5.63) 등 잠재력 있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 때문에 외국인 슬롯 하나를 타자로 쓸 가능성이 있다. 타자 1명, 투수 2명의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타자가 와서 잘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국내 선수들이 너무 많이 죽는다"고 우려했다.
실제 김경문 감독은 2004년부터 8년간 두산을 이끌면서 타자 용병은 2004년 이지 알칸트라(42) 단 한 명만 썼다. 알칸트라도 당시 7월에 은퇴 의사를 밝힌 투수 마크 키퍼(45)의 대체용병으로 영입됐다. 시즌 초부터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뛴 외국인 타자는 없는 셈이다.
김경문 감독은 "잘치고, 수비 좋고, 베이스러닝까지 잘해주면 좋지만 보통 잘 치면 수비가 좋지 않고, 수비가 좋으면 타격이 안 좋아서 결국엔 (어렵게 뽑은 외국인타자를) 지명타자로 밖에 쓸 수 없다"며 "그래서 용병은 투수 쪽이 낫다"고 말했다. 활용도나 국내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타자보다는 투수 쪽으로 외국인 투수를 운영하는 게 더 좋다는 의미였다. 거포형 외국인 타자는 발이 느려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것도 감안된 발언이었다. 이변이 없는 한 3년 연속 외국인 슬롯이 모두 '투수'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