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경시에 위치한 영왕마트 주류 코너에서 만난 북경 시민 조씨(25)가 ‘명품진로’를 집어들며 말했다. ‘명품진로’는 하이트진로가 1년 반 동안의 중국 소비자 분석을 통해 개발한 알코올 도수 30도의 증류식 소주로, 지난 3월 중국에서 출시됐다. 450ml 한 병의 가격은 110위안(약1만9000원)으로 중국 백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지난 7월 대형마트에 입점했으며 현재는 춘절, 국경절을 대비해 매화수 1병과 향수를 추가 제공하는 판촉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왕마트에서 하루에 판매되는 ‘명품진로’는 약 120병으로 기존 제품인 ‘참이슬’ 판매량(200병)을 무섭게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다.
초저도주로 중국 주류 공백 시장 겨냥
하이트진로가 ‘명품진로’ 등 도수를 낮춘 소주와 맥주로 90조 중국 주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9일 중국 북경 왕푸징 페닌술라 베이징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확대 및 마케팅 역량 증대를 골자로 하는 중국 시장 사업계획안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수출액 2500만 달러, 대 중국 주류 수출 점유율 50%(2012년 기준:43%)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가 중국 시장에 수출하는 소주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20.1도 참이슬 클래식과 19도 참이슬, 중국에서만 판매되는 30도 명품진로 등이다. 이들은 일반 중국 백주(알코올 도수 52도 수준)에 비해 순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으로, 하이트진로는 독한 백주에 길들여진 중국 소비자들에게 초저도술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충수 하이트진로 중국법인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국 내 알코올 도수 20~30도는 공백 시장이며 존재하지 않는 카테고리”라며 “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도주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참이슬’과 ‘명품진로’로 이 틈새를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중국 주류 시장 동향은 한류 열풍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음주성향 역시 건강 지향, 저도주 선호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올해 3월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는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고가 백주의 소비가 급격한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이다.
수입 프리미엄 부각한 저도 맥주 출시
하이트진로는 또 해마다 증가하는 중국 맥주 시장을 겨냥해 맥주 수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 내 한국산은 수입 맥주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 입지를 최대한 부각시켜 ‘저도 고급 맥주’로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유럽산 호프를 주 원료로 부드러운 거품과 깔끔한 끝맛을 살린 2.8도의 맥주를 출시했으며 다음달 초에는 3.5도의 저칼로리 맥주 ‘골드 프라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 5도의 제품도 준비 중에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지난 9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후 해마다 고성장을 기록해왔다. 특히 지난해 중국 시장 수출 실적은 624만 달러로 전년대비 20.9% 증가해 중국진출 이후 최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주종별로는 소주가 425만달러, 맥주 194만 달러, 위스키 등 기타제품 5만달러를 수출했다.
이번 상반기에도 하이트진로는 전년(304만 달러) 동기 대비 37.2% 증가한 418만 달러를 기록해 올해 최고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맥주 수출 판매는 59.5%, 소주 수출 판매는 30.7%로 증가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법인장은 “공격적인 시장개척, 사업모델 개발,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일본 시장 성공사례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창조하겠다”며 “중국 술 시장의 저도화 바람과 음주 문화의 변화 추이에 맞춘 하이트진로 제품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킨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현지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