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레슬링 올림픽 잔류 결정…“축하보다 준비가 우선”
레슬링이 돌아왔다. 국내 레슬링 스타들도 밤새 잠을 설쳤다. 이번에는 퇴출의 아픔이 아닌 안도의 한숨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 오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 둘째 날 2020년 도쿄올림픽 마지막 정식종목으로 레슬링을 선정했다. 이로써 레슬링은 지난 2월 25개의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서 제외된 후로 약 7개월 만에 가까스로 2020년 도코 여름올림픽에 합류하게 됐다.
국내 레슬링계도 축하보다는 반성의 목소리로 올림픽 잔류 소감을 전했다. 한명우(57) 대한레슬링협회 부회장은 "지난 2월 IOC에서 내렸던 퇴출 결정이 자극제가 됐다. 7개월 만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며 IOC위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회장도 바뀌고, 여러 규정도 개정 중이다.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위해 어느 때보다 힘써야 할 때다. 기뻐하기보다는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올림픽 남자자유형 82㎏ 금메달리스트다.
한국 레슬링의 상징 심권호(41)도 "퇴출 결정 당시에는 진짜 모든 게 내려앉는 심정이었다. 레슬링계 모든 선배들이 무기력증에 빠졌다.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면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지 못했다. 미안해서 얼굴도 못 들었는데 다시 들어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잘해야겠다. 선수들은 운동에만 전념하고 그 외적의 일은 이제 감독, 코치, 임원들에게 맡겨달라. 우리가 끌고 나갈 테니 믿고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학열 대한레슬링협회 사무국장은 "레슬링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써 만든 결과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고 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