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이 있듯, 남성과 여성은 심리, 생활패턴 등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2013년 f/w 패션계에서는 그 정설이 깨지고 있다. 여성이 남성 패션 아이템을 활용하는 매니시룩(mannish-look)이 올 시즌 주류로 떠오르며 성별 간의 패션 간극이 줄어들고 있는 것. 특히 이번 가을에는 락시크룩, 세미수트룩으로 정형화되어 있던 매니시룩이 오버사이즈룩, 보이프렌드룩 등으로 다양화됨에 따라 이전보다 많은 여성들이 매니시룩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매니시룩의 핵심 아이템인 ‘신발’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ITEM 1. 다양한 컬러의 워커부츠
워커부츠는 군화를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남성 신발이다. 여성용 워커부츠는 4~5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 특히 매니시한 느낌의 오버사이즈 코트 등 오버사이즈룩을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 제품으로 한겨울까지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 시즌에는 블랙 컬러 위주의 구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컬러를 입고 매니시룩의 다양화를 이끌 전망이다. 과도하게 시크한 워커부츠가 부담스러웠던 여성들도 보다 자연스럽게 매니시룩을 연출할 수 있고, 여성스러운 의상에도 믹스매치해 신을 수 있다.
호킨스의 스폰사(SPONSA, ABC마트/11만 9천원)는 남녀공용 유니섹스 워커다. 남성용으로 먼저 출시됐는데 큰 인기를 끌면서 여성용까지 확대 생산하기 시작했다. 베이직한 워커부츠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나 베이지, 브라운 등 총 4가지 컬러로 출시되어 다양한 스타일의 매니시룩 연출을 돕는데 용이하다. 남자친구와 함께 커플로 신으면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더할 수 있다.
누오보의 8-홀 플레인 2.5 (8-HOLE PLAIN 2.5, ABC마트/6만 9천원)은 앞 코의 매끈한 곡선미가 돋보이도록 디자인된 제품이다. 레드컬러로 출시돼 다른 제품 보다 섹시한 여성미가 느껴지며 톱라인의 스트랩 장식으로 발랄한 느낌을 살렸다. 스터드 자켓과 스타일링하면 완벽한 락시크룩이 완성된다.
ITEM 2. 윙팁라인 & 펀칭디테일 옥스포드화
남성 비즈니스화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윙팁라인(W자형의 앞부리 장식)이 여성화에 다수 선보여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기존 단정한 디자인의 옥스포드화에 윙팁라인을 적용해 고풍스러우면서도 매니시한 매력을 더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어느 룩에나 잘 어울리는 화이트, 브라운 기본 색상은 물론 메탈릭 컬러까지 출시돼 매니시룩의 포인트 아이템으로 톡톡히 활용되고 있다.
누오보의 윙-팁 옥스포드 (WING-TIP OXFORD, ABC마트/5만 9천원)은 고급스러운 펀칭과 일자형통굽으로 포인트를 준 옥스포드화다. 최근 각광받는 개성 있는 일자형 통굽 디자인을 옥스포드화에 적용시켜 트렌디한 감성을 배가시켰다. 또떼또떼의 에바 스니커즈(EVA SNEAKERS, ABC마트/4만 9천원)는 운동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밑창과 연결된 앞 코 디테일로 좀 더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메탈릭 컬러는 밋밋한 매니시룩에 개성 강한 포인트를 주는데 도움을 준다.
ITEM 3. 패턴 스니커즈
정장 또는 락시크룩에서만 선보여지던 매니시룩이 캐주얼 영역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운동화에도 매니시한 분위기를 가미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 컨버스의 척테일러 올스타 스페셜티 웜 플래드 하이(CT AS SPECIALTY WARM PLAID HI, ABC마트/할인가 2만 9천원)는 슈즈 전체 바디에 스코틀랜드 신사 정장에서나 봤을 법한 타탄체크 패턴이 적용된 제품으로, 남성 특유의 따뜻함과 중후함이 느껴진다. 각선미가 강조된 스키니진과 코디하고 마지막으로 오버사이즈 체크남방을 허리에 감아준다면 쉽게 남성적인 매력을 풍길 수 있다.
아디다스의 슈퍼스타 카모(SUPERSTAR CAMO, ABC마트/11만 9천원)와 같은 카모플라쥬 패턴의 스니커즈 역시 간편하게 매니시룩을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올해 ‘진짜 사나이’ 등을 통해 크게 주목 받은 ‘군대’의 영향으로 카모플라주 스니커즈 인기 역시 급상승세다.
ABC마트 상품개발본부 강병조 본부장은 “패션에서 신발은 다른 아이템들에 비해 남성적, 여성적인 느낌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아이템이다.”라며 “따라서 매니시룩의 정점은 신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신발에 중점을 둔 코디로 이번 가을 매니시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가을 여자로 변신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패션 트렌드 정보그룹 PFIN의 유수진 대표는 “이번 F/W 시즌 패션계에는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Genderless)가 메가 트렌드로 떠올랐으며 이 열풍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여성 패션의 남성화 경향인 매니시룩이다”라며 “특히 신발은 매니시룩의 가장 핵심 아이템 중 하나로, 올 시즌 옥스퍼드화, 워커 등이 더욱 다양화되어 출시되면서 매니시룩을 기피하던 여성들도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