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를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거두겠다고 약속했다.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 지동원(22·선덜랜드)과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일명 '지-구 특공대'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홍명보(44)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말리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말리는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주전급 대부분이 유럽에서 뛰는 등 만만찮은 기량을 갖췄다.
한국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하지만 대표팀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브라질전에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수비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자체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14일 파주 NFC(국가대표팀훈련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전을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남은 세 차례의 A매치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의 말리전 목표는 '필승'이다. 홍명보 팀은 7월 공식 출범 이후 3개월 간 7경기를 치러 단 1승(3무3패)을 거두는데 그쳤다. 평가전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승률이 너무 낮다. 이 점을 의식한 홍 감독은 이날 "말리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아프리카 팀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말리를 꺾고 검은 대륙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말리전 쾌승 여부는 최전방에 세로 방향으로 포진할 스트라이커 지동원과 섀도 공격수 구자철 콤비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
홍 감독은 말리전 승리의 선결 과제로 ▲상대 위험지역 내 세밀한 패스워크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 날카로운 침투 패스 ▲공격 지역에서의 볼 키핑력 증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지-구 특공대'가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항목들이다.
대표팀은 최근 7경기에서 6골(7실점)에 그치는 골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지동원은 2011년 9월 레바논전 이후 2년 넘게 A매치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구자철 또한 2011년 아시안컵 득점왕(5골) 이후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지지부진하다. 손흥민(21·레버쿠젠), 이근호(28·상주) 등 수준급 공격 자원들과 경쟁 중인 만큼, 부진이 길어지면 여러모로 불리하다.
'지-구 특공대'가 제대로 호흡을 맞추면 공격에서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2011년 아시안컵 당시 '지-구 특공대'는 9골(구자철 5골·지동원 4골)을 합작했다. 또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독일)에서 지동원과 구자철이 함께 8골(지동원 5골·구자철 3골)을 몰아쳐 강등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대표팀 분위기를 감안할 때 말리는 무조건 잡아야 할 상대"라며 "전방에서 공격을 이끌 '지-구 특공대'가 살아나야 공격 전술이 한층 원활하게 가동될 것"이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