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스포츠에서도 '한류 바람'이 분다. 올해로 8년째에 접어든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이하 슈퍼레이스)가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노린다.
슈퍼레이스 최종전(7라운드)이 27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슈퍼레이스의 최대 성과는 단연 아시아 투어다. 한·중·일 3개국 5개 서킷을 배경으로 치러지면서 침체돼 있던 국내 모터스포츠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상하이 티엔마 서킷, 8월 일본 스즈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아시아 투어 성공에 고무된 슈퍼레이스 측은 내년에 총 3차례(중국 2회, 일본 1회) 투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 리그로 거듭난 슈퍼레이스
상하이에서 열린 슈퍼레이스 2라운드는 중국 CCTV로 방송돼 13억 중국 시청자의 안방을 찾아갔다. 신화통신, 환구시보 등 중국의 유명 언론사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류스타이자 EXR팀106 감독인 류시원을 집중 인터뷰했고, 슈퍼레이스 경주 장면과 더불어 레이싱카의 실내 모습까지 취재했다. 김준호 슈퍼레이스 대표이사는 "중국 미디어의 집중 관심을 받아서 깜짝 놀랐다. 참가팀과 후원사들도 잇따른 관심에 흡족해했다"고 말했다.
5라운드 일본전을 통해선 한 단계 더 도약했다. 한국보다 모터스포츠 문화가 발전한 일본에서도 슈퍼레이스의 대회 최고 등급 경주인 슈퍼6000 클래스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배기량 6200cc, 8기통 엔진을 장착한 스톡카(경주용 개조 차량) 경주인 슈퍼6000에 큰 매력을 느낀 일본인 선수 가토 히로키는 올해부터 슈퍼레이스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가토는 "슈퍼6000은 조금만 실수해도 실력차가 확연히 난다. 예민하지만 매력적인 경주다.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더 많은 일본인 선수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슈퍼레이스에는 총 4명의 일본인 선수(가토, 다카유키 아오키, 사카구치 료헤이, 이토 리나)가 참가했다.
관중과 스폰서, 두 토끼 잡는다
슈퍼레이스 측은 2010년 최초로 일본 대회를 개최하며 아시아 투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준비 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김동빈 슈퍼레이스 사업총괄이사는 "처음엔 '아직 국내에서도 정착하지 못한 대회가 섣불리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 진출 시도를 통해 역으로 국내 팬들이 더 늘어났다. 스폰서 입장에서는 중국과 일본 시장을 노릴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 유료 관중 수는 예년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나이트레이스에는 8000명 가까운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류시원의 얼굴을 보러 일본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아줌마 팬들의 모습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김동빈 사업총괄이사는 "올해 스폰서 제안도 부쩍 늘었다. 현재 대기업 후원은 5개사 정도지만 내년에는 두자릿수 스폰서 유치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모터스포츠는 아직 일반인에겐 생소하기만 하다. 그래서 슈퍼레이스는 대중과 좀더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나이트레이스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나이트레이스는 모터스포츠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한여름 밤에 LED 부착물로 한껏 멋을 낸 차량들이 반짝거리며 트랙을 질주하는 모습이 장관을 만들었다. 또한 레이스 중간중간 록 공연을 열어 흥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