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프로야구는 삼성의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끝났다. 이제 핫 이슈는 '끝판대장' 오승환(31·삼성)의 거취다. 그는 대졸 선수 FA(프리 에이전트) 자격(8시즌)을 얻어 국내 다른 구단으로는 이적이 자유롭지만, 해외 진출은 자격(9시즌)이 1년 남아 있어 구단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의 해외 진출을 긍정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선수의 뜻을 들어보고, 미국이든 일본이든 오승환에게 연봉을 많이 주는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고 밝혔다.
송삼봉 삼성 단장은 3일 본지와 통화에서 오승환의 거취에 대해 "아직 그룹에 보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추진한다"며 "오승환이 대리인을 통해 개인적으로 알아본 것도 있을 것이다. 선수의 얘기도 들어보고 같이 상의해서 좋은 방향으로 가겠다. 어차피 해외로 나갔다 오면 삼성에서 다시 뛸 거라 잘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때는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오승환을 영입하려는 미국 구단들이 먼저 삼성에 줄 이적료를 제시하고 가장 높은 금액을 적은 팀이 오승환과 단독으로 연봉 협상을 하는 시스템이다. 일본 구단과는 포스팅 시스템이 필요 없지만 이적료는 받는다. 삼성과 오승환이 일본 구단과 협상해 가장 마음에 드는 팀과 계약하면 된다.
삼성은 이적료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송 단장은 "하한선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이적료가 너무 낮아 해외 진출이 무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류현진(LA 다저스)의 사례(이적료 2573만 달러)에서 보듯 메이저리그가 한국 선수를 적절하게 대우해줬고, 오승환이 각종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실력과 구위를 보면 합당한 이적료가 예상된다.
오승환의 시속 150㎞ 돌직구에 매료된 미국과 일본 구단들은 많다. 정규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 보스턴, 볼티모어, 디트로이트 등과 일본의 한신, 요미우리, 소프트뱅크가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2일 "한신이 오승환을 마무리 영입 후보로 낙점했다. 삼성이 결정만 내리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송삼봉 단장은 "구단이 미국이냐, 일본이냐 한 쪽으로 정해놓고 협상할 것은 아니다. 선수의 뜻을 고려하고, 오승환이 연봉을 많이 받는 쪽으로 보내야 하지 않겠나. 돈 많이 주는 곳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 1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직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려도 팬분들께서 응원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일본에선 한신이 가장 적극적이다. 메이저리그는 오는 12월 윈터 미팅에서 각 구단의 FA 영입 윤곽이 드러난다. 한국산 '돌직구'를 데려가기 위한 일본과 미국의 '머니 게임'이 이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