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에도 위기를 극복하고 제3의 전성기를 누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김민철(34·8기)이다. 그는 경륜의 절대강자였던 조호성의 연승 행진을 두 번이나 막아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민철은 3일 열린 ‘9회 경륜 한·일 대항전’에서 선행력을 앞세워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제3의 전성기가 시작된 것이다.
김민철은 2007년 네티즌배 우승·그랑프리 2위 등 대상경주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하며 제1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후 잠시 부진했지만 곧바로 부진에서 빠져나와 2010년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해 유독 인연이 많았던 네티즌배에서 다시 우승했고 특선급 랭킹 1위를 달리면서 이명현·노태경·송경방과 호남팀의 선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 10월 피스타 훈련 중 낙차 사고를 겪으면서 자칫 선수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고비를 맞았다. 두개골과 쇄골이 골절돼 수술을 받고 3개월 넘게 병원 밥을 먹었다. 투지의 화신인 그는 퇴원 후 불과 3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벨로드롬에 복귀했다. 하지만 컴백 후 한동안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선수로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절치부심한 그는 지옥훈련을 시작했고 올 상반기 드디어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면서 부활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번 한·일 경륜 대항전 대표선발전 1위, 한·일경륜 대항전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다시 열었다.
김민철의 끈질긴 생명력은 근성과 변신에서 찾을 수 있다. 재기를 위해 그는 이를 악물었다. 부상을 당했을때는 고통을 참아내며 묵묵히 재활에 집중했다.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할 때도 그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근성으로 자신을 다독였다. 비틀거릴 수는 있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그의 마음이었다.
전술적으로도 그는 변신을 시도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그는 추입과 젖히기가 주 전법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자유형으로 바꿨다. 한·일 경륜에서는 선행형으로 다시 변신했다. 김민철은 “앞으로는 적극적인 선행승부를 하겠다. 기세를 몰아 연말 그랑프리 대회도 우승을 노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