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의 신작 '세결여'가 현실적인 결혼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며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새 주말극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 1회 분은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과 결혼·이혼·재혼을 겪는 가족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스토리 전개가 안방극장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세결여’를 통해 처음 의기투합한 김수현 작가와 손정현 PD는 안정된 호흡을 보여줬다. 김수현 작가는 깊이 있는 통찰력에서 우러나오는 명대사와 탄탄한 스토리를 날카로운 필력으로 펼쳐냈다. 손정현PD는 배우들의 감정선을 살려내는 섬세한 연출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전혀 다른 결혼관을 가진 두 자매를 연기한 이지아와 엄지원을 비롯, 송창의·하석진·조한선·서영희 등 막강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2년 만에 복귀한 이지아는 두 번째 결혼을 통해 행복을 찾고 싶어 하면서도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딸아이와 멀어져 속상해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의 오은수 역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여자로서의 삶을 위해 재혼을 했지만 아이를 떼어놓고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절절한 오열과 안타까움으로 표현해내 몰입도를 높였다.
엄지원은 짝사랑하고 있는 조한선이 자신의 절친인 서영희와 결혼하는 것을 지켜보다 두 사람의 파혼에 괴로워하는 오현수를 실감나게 연기해냈다. 툭툭 내뱉는 거친 말투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극강의 무뚝뚝함을 내비치면서도,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조한선에 대한 마음을 떠올리는, 반전 모습을 펼쳐내 빈틈없는 연기력을 입증했다.
또한 이지아의 첫 번째 남편인 송창의와 두 번째 남편인 하석진은 ‘극과 극’ 2인 2색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송창의는 극성스런 어머니와 누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혼을 결정했지만, 여전히 이지아를 향한 마음이 남아있는 정태원을 부드럽게 표현해다. 강한 마초적인 성격의 하석진은 이지아를 향해 거침없는 애정표현을 보내는 김준구로 100% 빙의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하면 조한선은 결혼식 당일 신부 앞에서 줄행랑을 쳐버린 철없고 허세 있는 안광모로, 서영희는 결혼식에서 신랑이 도망가 버린, 날벼락 맞은 박주하로 등장해 드라마에 재미와 활력을 불어넣었다. 뿐만 아니라 김용림·강부자·김용건·한진희·김자옥·오미연·오미희 등 막강한 연기력을 지닌 ‘베테랑 대배우’들은 드라마의 무게 중심을 튼실히 잡아주는, 깊은 연기내공을 선보였다.
이날 엔딩부분에서는 결혼식 도중 도망친 조한선과, 그를 쫓다 넘어져 다리에 금이 간 서영희가 두 사람의 절친 엄지원의 집에 모이게 되는 장면이 그려져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조한선은 서영희와 결혼식 도중 갑작스럽게 포기 선언을 하고 도망쳐 쑥대밭을 만들었던 상황. 절친들의 결혼 파투에 심난해했던 엄지원의 집에 모인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지며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