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가 KBL에 최근 심판의 잘못된 판정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밝히며 재경기를 공식 요청했다.
오리온스는 "지난 20일 서울 SK와의 경기중에 일어난 몇가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 그 일로 인해 생긴 결과에 대해 우리 구단은 심사숙고한 결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오심이 발생된 시점부터 재경기를 요청한다. 이에 따른 요청 공문을 KBL에 정식으로 제출하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오리온스 측은 "재경기의 구체적 방법과 시간,장소는 KBL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데는 지난 20일 서울 SK와의 프로농구 2라운드 경기 도중 벌어진 심판 오심 논란 때문이었다. 당시 심판진은 오리온스가 앞서 있는 상황이었던 4쿼터에 오리온스 선수들의 파울을 2차례 연속 불며 오심 논란을 일으켰다. 4쿼터 종료 5분55초를 남겼을 때는 김동욱이 SK 주희정에게 속공 반칙을 범했다고 판단했고, 경기 종료 4분 24초가 남았을 때는 이현민이 왼팔로 SK 변기훈을 밀자 공격자 파울로 판정했다. 급기야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심판에 항의하다 연속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까지 당했고, 오리온스는 4쿼터에 69-78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해당 상황들이 통상적인 접촉에서 벌어진 일이라 판정이 잘못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 후 추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같은 심판 판정 논란에 대해 KBL 측이 오심이었다고 인정하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이보선 KBL 심판위원장은 "김동욱의 반칙은 일반 반칙으로 선언하는 게 맞고, 이현민의 공격자 반칙은 반칙 상황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오심을 인정했다. KBL이 재경기 요청을 받아들인 것은 한차례 있었다. 지난 2002-2003시즌 대구 동양(현 오리온스)은 원주 TG(현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막판 계시기가 오작동을 일으켜 역전패했고, KBL은 "승패에 중대한 영향을 준 오심이었다고 인정한다"며 재경기를 결정했다. 그러나 동양은 대승적 차원에서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고 재경기 요청을 취소했다.
오리온스 측은 이번 상황에 끝까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형진 오리온스 부단장은 22일 전화통화에서 "이번 문제를 그냥 넘길 수 없는 입장이다. 똑같은 상황(심판 판정 문제)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KBL이 관행처럼 똑같은 일을 되풀이해 수습하려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단장은 재경기 요청을 한 이유에 대해 "정정당당한 조건에서 결과가 나오는 것에 승복하는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선수들이 흘려온 땀, 눈물이 있다. 그러나 심판의 잘못된 판정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팬들도 이번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단이 팬들을 위해 그저 뒷짐만 져서는 안 되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상처가 나더라도 (재경기)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단장은 향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행대로 심판설명회만 개최해서 내부 징계만 하고 이러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다. 유야무야 넘어가면 또 이같은 문제가 되풀이되고 마찬가지일 것이다. 떳떳하게 끝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일단 KBL은 22일 오후 이번 사안에 대한 평가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