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왕' 강원 FC와 '레알 상무' 상주 상무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자리를 놓고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강원은 지난달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40라운드 홈 경기에서 김동기의 해트트릭으로 3-0 대승을 거두며 12위(8승12무18패·승점36)를 지켰다. 이로써 다음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자동 강등(13·14위)되는 팀은 대구와 대전으로 결정됐다.
자동 강등을 면한 강원은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와 4일(상주시민운동장), 7일(강릉종합운동장) 홈&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강원은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시즌 구사일생으로 1부리그에 잔류한 강원은 올 시즌도 내내 강등권에 처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 김용갑 신임 감독이 부임한 이후 확 달라졌다.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개개인 장점을 극대화시켜 새로운 선수를 기용했고 신예들이 연달아 득점포를 터뜨리며 '용갑매직'을 만들었다. 강원은 시즌 중반까지 2승에 그쳤지만 9월 말부터 6승을 따내며 12위에 올라 '생존왕'의 위엄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여기까지 왔는데 남은 두 경기를 못하면 의미가 없다. 마지막까지 상주를 이길 수 있는 최상의 전략 전술 가지고 임하겠다. 끝까지 강원의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상주는 여유롭게 1부리그 승격을 준비했다. 11월에 미리 K리그 챌린지 우승을 확정지었다. 남은 리그 경기에서는 단판 승부에 맞는 전술과 포메이션을 시험했다. 대결 상대로 유력했던 강원 경기에는 전력분석관을 파견해 면밀하게 파악할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했다. 무엇보다도 상주에는 '레알 상무'라고 불릴 만큼 이근호, 하태균, 이호 등 특급 선수들이 많다. 강원 무명의 신예들에 비해 경험에서 앞선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강원이 최근 상승세인 게 걸린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우리도 1부리그 승격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자신있게 경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