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영원한 라이벌 임요환(33)과 홍진호(31)가 '제2의 임진록'을 펼친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은퇴 이후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왕년의 e스포츠 스타들이 오랜만에 FPS(총싸움)게임에서 맞붙는다. 스타크래프트에서 늘 2인자였던 홍진호가 FPS게임에서는 임요환을 잡고 1인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사다.
임요환과 홍진호는 오는 7일 오후 1시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한 PC방에서 벌어지는 신작 FPS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이하 카스온라인2)의 '빅시티 임진왜란' 이벤트 매치에서 격돌한다.
카스온라인2는 넥슨이 밸브 코퍼레이션과 제휴해 개발한 FPS게임으로 지난달 2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기념해 임요환과 홍진호의 라이벌 매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빅매치는 이용자들과 함께 25대 25 대전으로 펼쳐진다. 임요환과 홍진호는 각각 자신의 진영으로 신청한 게이머 24명과 한 편이 돼서 '빅시티' 지도 상의 주요 거점을 차지하는 점령전을 치르게 된다. 넥슨은 이를 위해 3일부터 카스온라인2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받았다.
이날 매치는 FPS게임에서의 '임진록'이 되는 셈이다. '임진록'은 임요환과 홍진호의 스타크래프트 라이벌전을 일컫는 것으로 두 사람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지은 것이다. 둘은 2001년 8월 1일 2차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8강에서 처음 맞붙으며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당시 임요환이 승리했으며 9월 벌어진 스타리그 결승전에서도 홍진호를 꺾고 우승했다.
두 사람이 현역 때 벌인 임진록은 31경기(한국e스포츠협회 공식전 기준)이며 임요환이 19승12패로 홍진호를 앞섰다. 홍진호는 임요환에 밀리며 2인자 이미지가 굳어졌다. 홍진호는 2001년 첫 대결에서도 패하고 2009년 11월 마지막으로 붙은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1라운드'의 SK텔레콤-공군 경기에서도 졌다. 그래서 이번 '빅시티 임진왜란' 매치는 홍진호가 '만년 2인자' 이미지를 벗어 던질 수 있는 기회다. 이날 경기는 아프리카TV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며 FPS게임 전문 해설가인 온상민 위원이 해설을 맡는다.
곽승훈 넥슨 게임홍보실장은 "임요환과 홍진호의 '카스2 임진록'에 참가하려는 게이머의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며 "두 사람이 프로게이머를 은퇴했지만 라이벌매치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고 말했다.
임요환과 홍진호의 카스온라인2 맞짱 전투는 이 날을 시작으로 이달 29일까지 매주 주말 열린다. 개별 참가신청을 받아 추첨으로 뽑힌 인원들이 2개 진영으로 나눠 싸우는 방식은 같다. 승리한 팀 전원에게는 1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이 주어진다.
한편 임요환과 홍진호는 지난달 케이블채널 tvN 프로그램인 'SNL'에서 방송된 '카스2-임진왜란'편에서 게임을 코믹하게 패러디한 장면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팁>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는 팁>
유명한 PC 패키지 게임인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의 첫 온라인 버전인 카스온라인1의 후속작으로 지난달 28일 출시됐다. 최대 60명이 동시에 접속해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초대형 전투 도시 '빅시티'가 등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캐릭터 그림자의 모양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등 사실감을 높였고 사격시 반동·혈흔 효과 등으로 실제같은 타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