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와 라이벌 아사다 마오(23·일본)의 '10년 전쟁' 마지막 대결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김연아는 6~7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제46회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에 출전해 새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한다. 같은 시기에 아사다 마오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 참가한다. 두 라이벌은 내년 2월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시즌 첫 '원격 대결'을 치른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2004년 12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처음 만나 10년 동안 대결을 했다. 현역 마지막 대결 무대에서 둘이 동시에 꺼내든 카드는 '초심(初心)'이다.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때였던 2006-2007 시즌 '록산느의 탱고'에 이어 두 번째로 탱고 곡 '아디오스 노니노'를 프리 프로그램의 배경 음악으로 선정했다. 현역 마지막 무대인 프리 스케이팅의 배경 음악을 '아디오스 노니노'를 고른 김연아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탱고를 선보인다.
아사다는 아예 시니어 데뷔 때 사용했던 곡과 같은 곡을 새 시즌 프로그램에 활용했다. 아사다는 2006-2007 시즌 쇼트 프로그램 때 썼던 쇼팽의 '녹턴'을 이번 시즌 쇼트 프로그램 곡으로 사용하고 있다. 익숙하면서도 안정적인 곡으로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마지막 대결을 앞둔 둘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김연아는 차분하게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는 반면 아사다는 마지막까지 급하다.
지난달 오른발 부상에서 회복한 김연아는 골든스핀 대회에서 난도를 낮추지 않고 기존에 계획했던 프로그램을 그대로 소화한다. 대회를 앞두고 가진 공식 연습에서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실험해보기도 했던 김연아는 "기술 요소의 레벨 체크를 잘 해서 보완할 점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마음도 편하다. 김연아는 "이미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부담이 없고, 마음이 가볍다"고 했다.
반면 아사다는 그랑프리 시리즈를 두 차례 우승하고도 쫓기는 입장이다. 아사다는 1·4차 그랑프리에서 연달아 합계 200점을 넘겨 우승했지만 점프를 하다 엉덩방아를 찧는 등 실수도 잇따라 범해 '점수 퍼주기' 의혹도 받았다. 아사다는 4일 그랑프리 파이널 공식 연습이 끝난 뒤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을 한 차례 더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주특기로 여기는 트리플 악셀을 하나라도 더 넣어 김연아를 이겨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사다는 올 시즌 그랑프리에서 네차례 트리플 악셀을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