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중인 김치 냉장고에 실제로 들어가는 김치의 양이 표시용량의 40%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소비자원은 9일 시판중인 김치냉장고 스탠드형 300L급 4개 제품을 대상으로 김치저장성능(저장온도편차), 소음, 월간 소비전력량, 저장용량, 냉각속도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대상 제품은 동부대우전자 ‘FR-Q37LGKW’, LG전자 ‘R-D333PGWN’, 위니아만도 ‘DXD3635TBW’, 삼성전자 ‘ZS33BTSAC1WE’ 등 4개 제품.
조사 결과 4개 제품 모두 김치저장 성능은 우수했고, 냉각속도도 16시간으로 비슷했다.
그러나 실제 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표시용량의 40% 수준인 129~151ℓ에 불과했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의 경우 구조상 냉기를 순환시켜야 적정온도에서 김치를 보관할 수 있다. 이러한 냉기순환을 위해서는 김치저장용기 간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김치 이외에도 육류, 유제품, 계란, 캔음료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보조 수납공간을 별도로 두고 있는 제품도 있어 실제로 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표시용량에 비해 턱없이 작은 수준이다.
또 김치냉장고의 가격차가 최대 2배까지 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가격은 동부 대우전자 제품이 110만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167만원, 위니아만도는 200만원으로 동부 대우전자 제품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쌌다.
한편 제품별 전체 평가를 살펴보면 동부대우전자 제품은 소음이 상대적으로 커 ‘보통’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 제품은 김치저장능력에서 여닫이문쪽에 있는 보관실의 설정온도와 실제 측정온도의 차이가 커서 ‘보통’으로 평가됐다. 반면 LG전자 제품은 소금물 온도가 20도씨에서 5도씨로 내리는데 걸리는 냉각속도가 15.6시간으로 조사대상제품 중 가장 빨랐다.
김치냉장고 월간 소비전력량은 동부대우전자는 월간 전기요금이 3만8620원으로 가장 많았고, 위니아만도는 3만6060원으로 가장 낮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김치냉장고의 용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김치냉장고의 표면에 전체 용량과 더불어 실제로 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추가적으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비자원은 실제로 김치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표시하도록 관련부처인 기술표준원에 표시기준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치냉장고 보급률은 2006년 가구당 0.63대에서 2011년 0.75대로 지속적으로 높아졌고, 최근에는 대형화되고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삼성전자 제품은 김치저장능력에서 여닫이문쪽에 있는 보관실의 설정온도와 실제 측정온도의 차이가 커서 ‘보통’으로 평가됐다.
품질 및 AS와 관련된 소비자피해도 급증해 김치냉장고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 사례가 연간 2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