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둔 빙상(스피드 스케이팅·쇼트트랙·피겨 스케이팅) 대표팀이 올해 국제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이 9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끝난 2013-2014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4차 대회를 끝으로 2013년 빙상 대표팀의 국제 대회 일정이 끝났다. 올림픽 전 국제 대회 일정은 다음달 일본 나가노에서 열릴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스프린트선수권와 대만에서 열릴 피겨 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 등이 있다. 사실상 소치 겨울올림픽 리허설을 1차적으로 마친 셈이다.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대거 전면에 다시 나서는 분위기다. '피겨 여왕' 김연아(23)는 8일 크로아티아에서 끝난 골든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부상 후유증을 털고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현역 마지막 무대를 기대하게 했다. 김연아는 쇼트, 프리 합계 204.49점으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우승했다. 또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는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3차례 레이스 연속 세계 최고 기록을 작성해 단거리 간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남자 선수 중에서는 모태범(24·대한항공)이 가장 돋보였다. 월드컵 3차 대회까지 500m에서만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땄던 모태범은 4차 대회에서 500, 1000m를 모두 석권하며 올림픽 2관왕 가능성을 높였다. 스피드 장거리 간판 이승훈(25·대한항공)도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남자 5000m 동메달을 따내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새 얼굴도 있다. 평소 수줍음 많은 쇼트트랙 여고생 소녀들의 반란이 예고돼 있다. 심석희(17·세화여고), 김아랑(18·전주제일고) 등 여고생 선수들은 월드컵 대회에서 나란히 좋은 성적을 내며 내년 빙상 스타로 거듭날 가능성을 높였다. 이들은 지난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중국에 밀려 노골드에 그친 한을 깰 선수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제도 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월드컵 시리즈에서 다른 경쟁국들에 밀렸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재등장과 전력 평준화로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500·1000m에서는 올림픽 출전권을 두장만 획득하는데 그쳤다. 윤재명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시리즈 이후에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컨디션만 올라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올림픽 때는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