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는 KBS 수신료 조정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길 사장은 "어제(10일) KBS 이사회가 33년간 묶여있던 수신료를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승인을 받는 절차만 남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KBS 재원 구조는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 방송법상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돼야 하지만 수신료는 전체 재원의 40%가 채 안 된다"며 "KBS는 원치않는 시청률 경쟁에 내몰려 공영성이 크게 훼손됐다. 제대로 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수신료 인상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KBS 측은 '수신료를 1500원 인상할 경우 수신료 비중은 37%에서 53%, 광고 비중은 40%에서 20%로 조정된다'고 밝혔다. 광고 비중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 길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와 논의를 할 것이다.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시간, 지역 광고를 폐지 혹은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KBS 이사회는 임시 이사회를 열어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 처리했다. 이날 회의에는 야당 측 이사 4명 전원이 불참했으며 여당 측 이사 7명만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수신료 인상안에 합의했다. 4명의 야당 측 이사들은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편성보도제작 주요 국·실장 직선을 위한 KBS 정관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이 안이 부결되자 수신료 인상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