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77) 전 성남 일화 감독이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성남 FC(가칭) 초대 감독이자 K리그 최고령 감독으로 돌아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경기도 성남시 여수동 성남시청에서 박 감독에게 감독 임명장을 수여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1983년 멕시코 세계 청소년선수권 4강 신화의 주인공인 박 감독은 성남 FC의 전신인 일화축구단을 1989년부터 1995년까지 7시즌 동안 이끌었다. 그 사이 1993년부터 1995년까지 K리그 3연패를 이끌었고, 1995년에는 아시아클럽챔피언십(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우승을 일궈냈다.박 감독은 성남 FC 창단 실무자의 감독직 제안을 받고, 세부 연봉 협상을 끝내지 않았는데도 감독직은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등 현역 프로감독 복귀에 적극적이었다. 박 감독은 2006년 대구 FC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7년 만에 현역에 복귀한다. 박 감독은 1억원을 들여 성남 FC 시민공모주 1만주를 청약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일화 축구단 시절 보여줬던 벌떼축구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다음은 박 감독의 일문일답.
-다시 감독으로 돌아온 소감은.
지도자 생활 41년을 했고 쉰 지 만 6년이다. 내가 다시 감독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다시 복귀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다. 염려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 자신감이 있다. 성남 프로팀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훌륭한 팀으로 만들겠다. 일화 천마 초대 감독으로 맡았던 팀이라 더 애착을 가지고 왔다.
-성적 위주 축구를 했는데 성남 FC에도 적용되나.
"모든 경험을 다 갖췄기 때문에 과거 감독 생활을 했고, 은퇴 후에도 더 많은 공부를 했다. 다시 감독을 맡게 되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성남 일화가 성적은 좋았다.
"성남 일화 맡았을 때 성적이 승승장구했다. 시민축구단은 시민들이 원하는 축구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성남 시민과 축구단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손주같은 선수들과 함께 한다.
"손주같은 선수들이기때문에 더 사랑스럽다.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나이 차는 걱정하지 않는다."
-대구 FC 경험 도움되나
"대구 때는 자유계약 시절이라 선수 구하기가 힘들었다. 대학에서 프로 못가는 선수들을 모아서 했다.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지금은 다르다. 우리가 우승권에 가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한국 축구가 이제는 시민구단으로 돌아가야 한다. 전부가 다. 그래야 지역민들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재벌이 축구 운영을 하기보다는 시민구단을 해야한다."
-그럼 연고지 선수 활용한 건가.
"실력대로 뽑을 거다. 절대 연고 선수라는 이유로 뽑지는 않을 것이다." (이재명 시장도 "내가 절대 그건 안된다고 했다. 실력이 우선이다"고 했다)
-스파르타식 운영 할 건가.
"지금은 바뀌었다. 때려서 될 애가 있고 안 때려도 되는 애들이 있다. 이제 감독, 선수들이 의사소통을 자주 해야 한다. 이제는 과거처럼 할 생각은 없다. 선수들하고 같이 소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아마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K리그에 젊은 감독이 많다.
"프로축구 출범 30년이 됐다. 선수들 수준이 굉장히 올라가있다. 그러나 지도자들이 너무 젊어서 좋은 선수들을 더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 프로축구지만 경기를 매끄럽게 끌고 가지 못하는 팀들도 있다. 13개팀이면 13가지 전술을 준비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축구팬들을 잃었다. 이제 전 국민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다보면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지도자 선배답게 성남 FC를 가장 훌륭한 팀으로 만들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인상적인 젊은 감독은 없나.
"포항 황선홍 감독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대표팀을 맡고 있을 때 황 감독이 선수로 뛰었다. 차분하고 확실하게 팀을 이끈 것 같다. 선수들과 융합도 잘 했다. 그래서 우승을 한 것이다."
-축구가 많이 바뀌지 않았나.
"축구는 똑같이 공을 차지만 팀마다 전술이 다 다르다. 어느 팀은 걷잡을 수 없이 골을 먹는다. 그건 맞는 전술이 없기 때문이다. 전술을 잘 만들어야 팀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90분동안 뛸 수 있는 체력도 만들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을 맡고 있지만 조직적으로 잘 맞추면 훌륭하다."
-안익수 감독이 선수단 변화 폭이 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가.
"선수들 상견례를 안해서 아직 자세하게 말하기 힘들다. 대화를 하면 모든 게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다. 안익수 감독이 내 제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코칭스태프 선임은.
"일화 축구단 출신인 내 제자들로 새롭게 꾸릴 계획이다."
-체력은 괜찮나.
"화요일, 토요일에 축구를 한다. 1시간30분~2시간 뛰는 건 끄덕없다."
-K리그에 강등이 도입됐다.
"나는 우리 팀을 강등시키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강등되기 전에 그만둔다."
-2014 시즌 팀을 어떻게 이끌건가.
"일화축구단에서 했던 벌떼축구를 보여주겠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많이 움직여야 한다. 요즘 축구를 보면 선수들이 패스를 주면 그냥 서 있더라. 그럼 안 된다.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축구를 해야 한다. 내가 일화 3연패를 시킬 때 선수 명단을 보면 전혀 화려하지 않다. 팀을 하나로 만들어서 다 잘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