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히든싱어'가 고 김광석의 생전 모습을 재현한 감동무대로 '원조가수'가 함께하는 시즌2의 '공식 경합'을 마무리했다. 28일 오후 방송된 김광석편의 시청률은 7.06%(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제외 기준). 앞서 자체 최고기록이었던 박진영편(7.5%)에 이어 고공 시청률을 자랑하며 지상파 프로그램까지 압도했다.
특히 김광석편은 세상을 떠난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의 대결을 주선했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한 단계 앞서나갔다는 칭찬을 들었다. 제작진의 과감한 실험정신과 기획력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앞서 팝스타 마이클 볼튼이 출연의사를 밝히고 해외팬들까지 무대에 올라와 화제가 됐던 바, 내년에 전파를 탈 시즌3는 한층 더 진화된 방송이 될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13년 방송계를 뜨겁게 달군 '히든싱어' 시즌2가 남긴 것들을 살펴봤다.
▶시즌2 피날레 김광석 편, 1년여 준비 끝에 완성한 감동 프로젝트로 화제
'히든싱어' 시즌2의 김광석편이 방송된후 방송계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줄수 있는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인이 된 김광석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는 획기적인 시도 때문이다. 이날 MC 전현무가 밝힌 것처럼 제작진은 김광석편을 위해 무려 1년여 시간을 투자했다. 김광석이 남긴 곡들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됐기 때문에 목소리와 반주를 분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현무는 "오랜 시간동안 노력을 기울인 끝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된 곡을 디지털로 변환해 목소리를 분리시킬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겁없는 시도는 지금 세상에 없는 김광석을 다시 현실의 무대로 불러들였다. 모창능력자들과 김광석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같은 자리에서 함께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김광석을 기억하는 팬들을 추억에 잠기게 만들기에 충분한 무대였다. 여기에 김광석과 함께 그룹 동물원을 결성했던 김창기, 김광석과 함께 활동했던 '절친' 한동준 등이 함께 해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향수를 자극했다. '서른 즈음에' '나의 노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주옥같은 곡들이 울려퍼지고 영상 속에 김광석의 생전 모습이 나오자 그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는 출연자들도 속출했다. 방송후 '히든싱어' 홈페이지 및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도 '재미를 주면서 감성과 향수까지 자극하는 예능'이라는 호평이 올라왔다.
▶참신한 시도 돋보인 신개념 예능, 해외 포맷 판매 논의도 활발
애초 '히든싱어'는 출연할 가수와 모창능력자들을 찾는게 쉽지 않다는 이유로 '단기간에 끝날 프로그램'이란 말을 들었다. 하지만,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했다. 시즌1의 이문세에 이어 시즌2에 신승훈 등 대형가수들이 출연해 좋은 반응을 불러오면서 섭외는 한층 쉬워졌다. 또 출연가수들이 콘서트 티켓을 완판시키는 사례까지 이어지고 있어 가요계에서도 "활동을 시작하면 '히든싱어'를 공략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문세와 신승훈·아이유·휘성은 '히든싱어'가 방송된후 콘서트 티켓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히든싱어 출연=콘서트 티켓 완판'이란 공식이 생겨났다.
뛰어난 모창능력자들이 많아지면서 '원조가수'가 탈락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단순히 가수를 '띄워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누가 판정단의 선택을 받는지 지켜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재미까지 주면서 더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히든싱어'의 보컬트레이너 조홍경은 "시즌1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모창능력자가 '원조가수'를 이기는 기적같은 상황까지 나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수 있었다. 신경을 쓴 만큼 결과가 좋아 기분좋다"고 말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아이유 편에서는 외국인 모창능력자 샤넌이 무대에 올라 노래실력을 뽐내며 화제가 됐다. 휘성 편에도 영어강사로 일하기 위해 국내에 왔다는 흑인 참가자가 '휘성의 광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해외 포맷 판매도 진행중이다. JTBC 한 관계자는 "이미 중국에 포맷을 수출한데 이어 6개국 방송사와 포맷 판매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시즌3 어떻게 진행될까
일단 시즌2의 공식 경합은 끝난 상태. 하지만, 시즌2가 완전히 막을 내린건 아니다. 내년 1월 4일엔 시즌2의 하이라이트를 한 자리에서 볼수 있는 스페셜 방송이 전파를 탄다. 11일과 18일엔 두 차례에 걸쳐 시즌2에서 화제가 됐던 모창능력자들을 모아 '왕중왕전'을 펼친다. 25일엔 생방송으로 '왕중왕전'을 마무리하는 무대를 내보낸다. 실시간으로 대국민 문자투표까지 진행해 '최고의 모창능력자'를 가려낸후 시즌2를 마무리한다.
그렇다면, 시즌3는 어떻게 진행될까. '히든싱어'의 연출자 조승욱 PD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는 않은 단계다. 일단,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즌2에 대한 반응이 열광적이었던만큼 기대에 부합하는 시즌3를 만들기위해 제작진 전원이 의기투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JTBC 홍보팀 측에서는 "김광석편을 성공시킨만큼 김현식과 유재하 등 고인이 된 가요계 '전설'을 무대로 다시 불러오는 작업이 또 한번 추진될 수도 있다. 만약 마이클 볼튼의 출연이 성사된다면 향후 더 많은 해외 가수들과의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여러가지 발전적인 방향을 놓고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